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100)로 1년 전보다 1.7% 올랐다. 지난 5월(1.9%)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대로 내려선 것이다. 상승폭 역시 지난해 10월(1.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다.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요금 일시 감면 영향이 크다. 앞서 SK텔레콤은 해킹 사고에 대한 고객 보상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지난달 전체 가입자의 통신 요금을 절반 감면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료가 1년 전보다 21.0% 내려섰다. 전체 물가에 미친 영향만 0.59%포인트에 달한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요금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을 보이지만 이번에 하락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됐다"며 "휴대전화요금 일시 할인 효과를 제외하면 물가 상승률은 2.3%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2.7%), 축산물(7.1%), 수산물(7.5%) 가격이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집중호우와 폭염 등으로 농산물 출하가 줄었고 소·돼지고기 도축과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산물도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어종이 좀처럼 잡히지 않아 공급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품목별로 쌀 물가는 2024년 1월(11.3%)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11.0% 상승했다. 배추는 4.8%, 감자는 7.6% 상승했다.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 등 축산물뿐만 아니라 고등어(13.6%) 등 수산물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가공식품 역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김치(15.5%), 커피(14.6%)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일부 품목에서 할인판매가 끝난 영향으로 상승폭도 전월(4.1%)보다 확대됐다. 특히 상반기 업체들이 가공식품 물가를 올린 영향이 누적돼 당분간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지난달과 동일한 수치지만 조만간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예정된 만큼 이 역시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수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회복세가 강하지는 않아 소비쿠폰의 물가 상승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전을 선언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물가차관회의에서 "기상악화에 따른 농축수산물 물가 오름세로 먹거리 가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주요 성수품 수급상황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비축물량 공급, 할인지원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먹거리 물가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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