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업계 "中 저가·美 50% 관세 직격탄… 미국식 고율 관세 도입해야"

  • 유럽철강협회 "美, 단기적 양보 가능성 희박…EU 산업 중 철강이 가장 열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 철강업계가 중국산 저가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0% 철강 관세 충격으로 업계 붕괴 위기에 처했다며 유럽연합(EU)에 미국식 고율 관세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의 대형 철강업체 티센크루프의 일제 헨네 감독위원회 의장은 "보호 조치가 없다면 철강 산업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철강산업은 이미 높은 에너지 비용과 중국산 저가 수입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타격이 더욱 커졌다.
 
유럽철강협회(Eurofer)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2800만t의 철강을 수입했다. 이는 EU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2012~2013년 중국의 대규모 수출 이전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수입 압박 속에서 EU 철강업계는 지난해에만 1만8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해야 했다. 업계는 고율 관세로 인해 매년 미국에 수출해온 380만t 상당의 물량 대부분을 잃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이 막히면서 중국 철강이 유럽으로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철강산업을 포함한 핵심 중공업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다. EU 집행위는 이달 안에 새로운 철강 보호조치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집행위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철강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나 이후 점차 완화해 왔다.
 
유럽철강협회는 EU가 필요한 품목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되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사실상 금지에 해당하는 고율 관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프랑스를 비롯한 11개 회원국도 일정 쿼터 초과분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과 EU의 무역 합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EU산 철강 제품에 대해 관세 인하 효과가 있는 저율관세할당(TRQ)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EU 철강업계는 단기간 내 진전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FT는 전했다.
 
실제로 유럽철강협회는 최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단기적으로 미국이 EU의 철강 수출에 대한 쿼터나 예외를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EU의 각 산업 분야 중에서도 철강산업이 가장 열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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