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中 AI칩 산업의 '캄브리아기' 시대....캠브리콘 폭발적 질주

  • 캠브리콘 中증시 '황제주'...1년새 500%↑

  • 수차례 위기 겪은 寒王...중국 AI칩 대표주

중국 반도체기업 캠브리콘 사진아주경제DB
중국 반도체기업 캠브리콘 [사진=아주경제 DB]

'중국판 엔비디아'로 부상한 중국 인공지능(AI) 칩 기업 캠브리콘(중국명 한우지·寒武紀)이 중국 국산 AI칩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중국증시 '황제주'로 떠올랐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국산화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캠브리콘의 성장세는 사실상 중국 반도체 산업 전략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

캠브리콘 中증시 '황제주'...1년새 500%↑

캠브리콘이란 이름은 약 5억4000만년 전 수많은 생물이 탄생한 캄브리아기 대폭발에서 따왔다. 이름만큼이나 캠브리콘 주가는 중국 증시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캠브리콘의 시가총액은 8월 말 기준 6600억 위안(약 129조원)으로 2020년 상장 당시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1년 새 주가 상승률은 500%에 달한다. 8월 28일 캠브리콘 주가는 15.73% 급등한 주당 1587.91위안에 마감하며 중국 주류기업 구이저우마오타이를 제치고 중국 증시 '황제주'로 올라섰을 정도다.

중국 내 유일하게 AI칩을 양산하는 상장기업으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 중국 국산 AI칩 산업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실제 캠브리콘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3배 오른 28억 위안을 돌파하며 상장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놓았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9억 위안이 넘는 순익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6억 위안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4일 캠브리콘의 12개월 주가 목표치를 1223위안에서 1835위안으로 50% 올린 데 이어, 일주일 후인 지난 1일에는 다시 2104위안으로 15%나 올렸을 정도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가속화가 중국 AI 산업 지원 정책과 맞물려 AI 칩 수요를 견인하며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차례 위기 겪은 한왕(寒王)...중국 AI칩 대표주로

캠브리콘은 2016년 알파고 열풍으로 AI칩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에 탄생한 중국 최초 AI칩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소년반 출신으로 중국과학원에서 반도체를 연구하던 '80허우(1980년대 출생자)' 천톈스(陳天石), 천윈지(陳雲霽) 형제가 창업했다. 화려한 후광 덕분에 창업하자마자 중국과학원, 커다쉰페이(科大訊飛), 알리바바, 레노버 등 '큰손'들의 투자금이 밀물처럼 몰렸다.

초창기 화웨이 스마트폰용 AI칩으로 주목받았으나, 화웨이가 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서면서 첫 번째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2019년 중국 중앙정부의 신형 인프라 건설 정책에 발맞춰 지방정부들이 AI컴퓨팅센터를 앞다퉈 지은 덕분에 캠브리콘은 AI칩을 이들 지방정부에 대거 공급할 수 있었다. 2020년 7월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커촹반에 '중국 AI칩 제1호 주식'으로 화려하게 데뷔도 했다.

그러다가 미국 정부가 2022년 10월부터 첨단 반도체 장비와 칩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기업의 기술 확보에 제동을 걸었다. 캠브리콘도 미국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그간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겨 온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의 거래가 끊겨 두번째 위기를 맞았다. 주가와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엄동설한에 맞닥뜨린 캠브리콘을 가리켜 업계에서는 '한왕(寒王, 추위의 왕)'이라고 조롱했을 정도다.

캠브리콘은 TSMC에 의존하던 생산을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로 전환하며 공급망을 국산화하는 데 주력했다. 수월한 작업은 아니었다. 파운드리 공정은 업체마다 달라서 TSMC에서 SMIC로 전환해 양산하는 데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을 정도다. 다행히 2024년부터는 중국 내 제조 체계를 기반으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중국 전용 AI칩 H20에 대한 수출 통제를 풀긴 했지만, 이번엔 중국 정부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자국 기업의 H20 칩 사용에 제동을 걸면서 중국산 AI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그간 엔비디아 칩에 의존해 왔던 중국 빅테크들도 보안 우려가 커지자 중국산 AI칩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바이트댄스가 캠브리콘에 AI칩 20만장을 주문했지만, 수율이 20% 이하에 그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캠브리콘으로선 생산력 확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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