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16일부터 日 자동차 관세 27.5%→15% 인하…韓 자동차 타격 우려

日 정부 환영, 日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높은 관세에 신중론

韓 자동차 업체, 미국 내 가격 경쟁력 하락 불가피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수출용 차량들[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6일부터 일본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이에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업체들은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16일 0시 1분(한국시간 16일 오후 1시 1분)을 기해 미국의 대일본 자동차 관세가 종전 27.5%에서 15%로 인하 발효됐다. 이는 지난 7월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무역협정에 따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미·일 무역 합의를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자동차 관세 인하가 공식 발표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외국산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매겼다. 이에 일본산 자동차에는 기존 2.5%의 관세에 25%의 추가 관세를 더해 27.5%의 관세가 적용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관세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정부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맡아 온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미측이) 초기 논의 당시에는 자동차 관세 인하에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미·일 간 합의의 착실한 이행으로 보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자동차업계는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15%의 관세가 이전(2.5%)에 비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표했다. 실제로 미·일 무역협정 이후 도요타, 혼다, 마쓰다 등 일본 대형 자동차 기업 7개사는 2026년 3월기(2025년 4월~2026년 3월) 영업 이익이 총 2조6000억엔(약 24조4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자동차공업회의 회장이자 이스즈 자동차 회장인 가타야마 마사노리 회장은 지난 7월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만나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15%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앞으로 다양한 차선책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한 바 있다.

한편 한국 역시 지난 7월 합의한 한·미 무역협정에 자동차 관세를 종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무역협정의 세부 내용과 관련해 아직 최종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여전히 2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인하되기 전까지는 미국 시장 내에서 한국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는 "현대와 기아는 최근 수년간 미국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관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높은 비용 부담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