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황금주’ 권한을 행사해 US스틸의 미국 내 제철소 가동 중단 계획을 막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US스틸은 최근 일리노이주 그래니트시티 제철소 직원들에게 오는 11월부터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지만, 이를 번복하고 철강 강판 압연 공정을 계속하기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황금주 권한을 사용해 가동 중단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입장이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과정에서 본사 이전이나 투자 계획 등 주요 경영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확보했다. 해당 황금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보유하며, 그가 퇴임하면 차기 대통령이 아닌 정부 부처로 권한이 이관되는 구조다.
100년 넘게 운영된 그래니트시티 제철소는 연간 300만톤의 강판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US스틸은 2023년 이후 철강 생산을 중단하고 외부에서 들여온 강철판을 압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일본제철은 인수 당시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최소 2027년까지 유지하기로 약속했지만, 철강 노동조합은 인수 자체에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주 권한을 행사한 배경에는 철강 노동자들의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기 때부터 그래니트시티 제철소를 미국 철강산업 회복의 상징으로 강조해 왔다.
WSJ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민간 부문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 지분 10% 인수 사실을 공개했고,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대가로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납부하기로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