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3대 강국(AI G3)에 진입하려면 초거대언어모델(LLM)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AI 하드웨어(반도체)와 피지컬 AI(로봇), AI 활용(AX) 등에 대한 정부·기업·사회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게 석학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지인 아주경제는 24~26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17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5 GGGF)'을 개최하고, 국내 AI 하드웨어 및 AX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AI G3 진입을 위한 한국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한다.
23일 영국 FDi 인텔리전스가 발간한 AI 인텔리전스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중국에 이어 전 세계 3위의 AI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이스라엘, 캐나다 등이 한국의 뒤를 쫓고 있지만 보고서는 세 국가와 한국 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AI G3가 결코 헛된 꿈이 아님을 외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검증받았다.
그동안 글로벌 5~9위 AI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던 한국의 순위가 급상승한 이유로는 미국·중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LLM 생태계를 확보한 것이 꼽힌다. 보고서는 AI 선도 상위 22개 모델 중에서 미국 모델이 13개, 중국 모델이 6개, 한국 모델이 2개, 프랑스 모델이 1개라고 소개했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엑스 등 AI 선도 기업의 LLM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 LLM으로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 32B 모델(19위)과 업스테이지 솔라 프로2 모델(20위)이 꼽혔다. 독자적인 LLM을 확보하려면 AI 모델 개발을 위한 원천 기술과 함께 양질의 언어 데이터, AI 학습을 위한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세 가지 분야에서 미국·중국을 추격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LLM 개발과 함께 △엔비디아·화웨이 등과 겨룰 수 있는 독자적인 AI 하드웨어 기술 확보 △실리콘밸리 수준의 피지컬 AI 연구개발 △정부·기업·사회 전반의 AX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번 2025 GGGF에선 '포스트 엔비디아'의 자리를 노리는 AI 반도체(NPU) 기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최고경영자(CEO)가 '소버린 AI 시대, 인프라 혁신으로 열다'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한다. 리벨리온은 아톰, 리벨 쿼드 등 국산 AI 반도체를 잇달아 시장에 출시하는 성과를 내며 SK텔레콤, KT, 아람코,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 약 1조7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AI 하드웨어 시장 흐름이 학습과 GPU 중심에서 추론과 NPU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NPU 경쟁사인 그록, 텐스토렌트 등과 경쟁에서 K- AI 반도체의 비교 우위를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미국 반도체 학술행사 핫칩스에서 공개한 칩릿(칩 연결 기술) 기반 차세대 NPU ‘리벨 쿼드’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다.
이어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인 김영옥 HD현대 AI최고개발책임자(CAIO)가 '피지컬 AI, 글로벌 경쟁 막 올라'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이어간다. 김 CAIO는 AI 발전으로 인해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피지컬 AI 시대의 서막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로 인해 제조·물류 자동화가 이뤄지고 의료·농업·탐색 등에서 로봇 활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피지컬 AI 시대에 한국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HD현대그룹의 사례를 들며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한국 LLM 개발을 선도하는 LG AI 연구원에선 김유철 전략부문 부문장이 연사로 나와 엑사원을 활용한 한국 기업의 AX 방안에 대해 공개한다. 한국 AX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한국이 AI G3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관계자는 "2025 GGGF는 AI G3 진입을 위한 정부와 기업 차원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언론이 앞장서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행사"라며 "AI 산업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와 일반인의 많은 참여와 관람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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