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펀드 1주년, 10% 수익에도 자금 쏠림·접근성 한계

  • 10%대 수익률로 예·적금 대비 경쟁력 확인

  • 핵심 지표 공개 제약, 정보 비대칭은 숙제

사진금융투자협회
[사진=금융투자협회]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역점 사업으로 꼽히는 디딤펀드가 출시 1년을 맞았다. 설정일 이후 평균 10%대의 성과를 거두며 은행 예·적금 대비 경쟁력 있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자금 쏠림과 정보 접근성 부족과 판매 채널 한계 등 구조적 문제도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디딤펀드는 설정일(출시일) 이후 평균 10.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9월 말 기준 상위 10개 상품은 평균 15%대에 달했고, 대신자산운용 상품이 19.2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편입 비중이 50%로 제한된 상황에서도 금·은 등 대체자산 수익이 늘면서 전체 성과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430조원 규모로 불어났지만,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대에 그쳤다. 이에 비해 디딤펀드는 연 4~6%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설정했는데, 출시 1년 만에 10%를 넘는 성과를 기록해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디딤펀드는 지난해 9월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25개 자산운용사가 함께 출시한 공통 브랜드 상품이다. 주식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해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채권과 대체자산을 활용해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출범 당시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25개 펀드에 동일 금액을 직접 투자하겠다고 선언했고, 협회는 운용사들과 함께 릴레이 간담회를 열어 상품 인지도 제고에도 힘을 쏟았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은 특정 펀드에 집중되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운용사 간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채널 격차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은행 판매망 확대가 더디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일부 상품은 증권사 중심으로만 판매돼 퇴직연금 가입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퇴직연금 특화'라는 기획 취지를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라는 평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접근성도 떨어진다. 금투협 홈페이지에서는 디딤펀드 상품명을 검색할 수 있을 뿐, 수익률이나 설정액 같은 핵심 지표는 확인할 수 없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이나 수탁고는 운용사 입장에서 민감한 정보라, 일괄 공개하면 곧바로 운용능력을 단순 비교하는 자료처럼 비칠 수 있어 부담스럽다"며 "이 때문에 금융투자협회에 조회 방식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수익률 등은 운용사가 제공한 데이터를 그대로 공시하는 구조인데, 협회가 정합성을 직접 검증하기는 어렵다"며 "개별 펀드 정보를 모두 일괄 제공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유석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디딤펀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디딤펀드는 서 회장의 핵심 공약으로 추진된 프로젝트인 만큼 향후 금투협의 정책 방향에 따라 운용사들의 참여 열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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