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유럽연합(EU)에 디지털시장법(DMA) 폐기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유락티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마감된 EU 집행위원회의 DMA 공개 의견수렴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DMA가 애플 사용자의 경험을 악화시키고, 보안 위험에도 노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DMA로 인해 이어폰 제품인 에어팟을 통한 실시간 번역 기능 출시가 유럽에서 지연됐고, 아이폰 화면을 노트북, TV 등에 실시간 복제하는 기능인 미러링 서비스도 불가하다고 했다.
또 경쟁사의 이어폰 등 제품과 상호 운용성이 의무화된 탓에 경쟁업체가 사용자의 대화에서 습득된 정보에 접근, 사생활 침해 문제를 야기한다고도 주장했다.
애플은 약 10년 전 출시된 애플워치가 만약 DMA가 시행 중인 현재라면 EU에서 출시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면서 이 법을 폐기하거나 적어도 적절한 법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서도 "삼성이 유럽 내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주자이며 중국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도 DMA 규정은 애플에만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토마 레니에 집행위 기술주권 담당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애플은 DMA 시행 초기부터 아주 작은 것 하나까지도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했다"며 "우리는 애플의 DMA 준수 여부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다른 (DMA 위반) 사건도 조사 중"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된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일정 규모 이상인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 특별 규제하는 법안이다. 위반으로 결론 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현재 애플을 포함해 7개 기업이 게이트 키퍼로 지정됐고, 이 가운데 5개가 미국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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