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보다 8.4원 오른 1409.0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전날 야간 거래 중 1411.0원까지 뛰었으며 이날도 전일 주간 거래에서도 1410원을 넘겼다. 장중 1410원대를 넘은 것은 지난 5월 15일(장 중 고가 1412.1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따른 달러 강세가 꼽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70% 오른 98.485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약화했다. 미 상무부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나 상향 조정된 수치이자, 2023년 3분기(4.7%) 이후 7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4162억9000만 달러) 대비 84%에 달하는 규모다. 우리 정부는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 구윤철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모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인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지만, 미국은 비기축통화국인 한국과는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 투자 협상을 둘러싼 불안감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할 경우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시장의 불안감도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대미 투자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어떤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압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에 더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가 연준 금리인하 시급성 주장, 성장 동력 훼손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키면서 달러 상승 압력 확대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1400원 회복에 따른 역내외 롱심리 과열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역외 롱플레이를 중심으로 주요 저항선으로 꼽는 1410원, 1420원 상향 이탈 여부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1.71원으로,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941.01원보다 0.70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0.68% 오른 149.840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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