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4구역, 2조 수주전 점화…대형 건설사 '빅매치' 예고

  • "특정사 쏠림 없다"는 평가 속, 내년 시공사 총회까지 치열한 제안 경쟁 전망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감도 사진서울시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감도. [사진=서울시]

"10대 건설사들이 압구정 재건축 특별계획 6개 구역 중 한 곳은 수주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입찰 경쟁을 예상할 수 있다."(A대형 건설사 관계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압구정4구역이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성과 상징성, 입지만 아니라 특정 건설사의 독점 이미지 강하지 않아 대형사들의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7월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압구정4구역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지난 11일에는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변경),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및 특별계획구역4 세부개발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이에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올 하반기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초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4구역은 성수전략정비구역과 함께 '한강벨트'로 불리는 재건축 주요 입지 중 하나다. 45년이 넘은 현대 8차와 한양 3·4·6차로 구성된 1341가구 아파트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재건축을 통해 9개동 1722가구, 최고 69층 이후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공사비만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계획과 일정이 가시화되면서 건설사마다 압구정4구역을 주요 수주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만 아니라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등을 유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압구정2구역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수주전이 예상됐지만 삼성물산의 불참으로 결국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압구정2구역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1431명 중 1286명의 찬성표를 받아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찬성률은 약 90%다. 다른 건설사들은 이 구역에서 현대건설과의 경쟁을 고려하지 않았고 4구역에서 수주 기회를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4구역이 '리스크는 낮으면서도 상징성은 큰 사업지'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4구역이 2구역과 마찬가지로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할 뿐 아니라 일부 구역의 토지 지분 문제 등이 거론되지 않아 앞으로도 사업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권 핵심 입지에 더해 사업 안정성까지 확보돼 있어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 점이 크다고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공사비 2조7400억원 규모의 2구역과 비교해 공사비나 단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인데, 한강벨트라는 입지적 장점을 갖추고 있어 건설사들이 전략적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브랜드 경쟁과 제안 조건 차별화를 통한 수주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압구정2구역에서는 이미 현대건설이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하는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내걸었다. 영국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을 비롯한 세계적인 건축·조경 전문가들을 설계에 참여시키는 등 차별화된 제안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4구역에서도 이 수준에 맞춰 건설사들이 금융지원, 특화설계,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맞춤 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B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4구역은 다른 구역에 비해 특정 건설사의 독점 이미지 강하지 않고, 이미 기반을 다져놓은 분위기도 아니다"이라며 "조합도 경쟁 구도를 선호하는 만큼 시공권 확보를 노려볼 만하다는 판단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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