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휴전 난망 속 유럽 전역 '드론 공포' 확산

  • 나토, 발트해에 방공함·정찰자산 투입…"드론 침범 대비 방어 역량 강화"

  • 러시아 외무장관 "유럽 공격 의도 없다…러시아 겨냥 땐 단호히 대응"

덴마크 해군 소속 호위함 HDMS 닐스 유엘이 24일현지시간 북해에서 실시된 나토 훈련 넵튠 스트라이크 2025에 참가해 항해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덴마크 해군 소속 호위함 HDMS 닐스 유엘이 24일(현지시간) 북해에서 실시된 나토 훈련 '넵튠 스트라이크 2025'에 참가해 항해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가능성이 요원한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최근 유럽 각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미확인 드론 출몰 사태에 대응해 발트해 전력을 증강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토는 이날 성명에서 "발트해 지역에 새로운 다영역 자산을 투입해 훨씬 더 강화된 경계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방공 호위함 최소 1척과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나토는 이번 조치가 기존 작전에 더해 드론 침범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역량을 보강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러시아 드론 약 19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속출하며 러시아발 드론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스크뤼스트루프 공군기지와 윌란 기병연대 등 군사시설 인근에서 드론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당국도 외를란 공군기지 주변에서 드론이 여러 차례 관측됐다고 전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공항은 드론 탐지 가능성 때문에 2차례에 걸쳐 운영을 중단했고, 핀란드 로바니에미의 발라야소스키 발전소 상공에서도 지난 주말 드론이 목격됐다. 러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프랑스 북서부 무르멜랑르그랑 기지에서도 지난 22일 드론이 출몰해 보안 경보가 발령됐다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유엔 본부에서 잇따른 드론 정찰 문제와 관련해 "유럽이나 나토 국가들을 공격할 의도를 가진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도 "어떤 공격이든 그것이 러시아를 향한다면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헝가리 언론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격추한 러시아 드론을 수리하고 타격 장비를 장착한 뒤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지에 날려 보낼 공작을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나토의 전쟁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자신들의 '글라이비츠 사건'을 준비 중"이라고 비난했다. '글라이비츠 사건'은 1939년 8월 31일 폴란드군으로 위장한 독일군이 접경지역 방송국을 습격하고 이를 빌미로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한 사건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됐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전력망을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그들이 우크라이나 수도를 정전시키겠다고 위협한다면 크렘린궁은 러시아 수도에도 대규모 정전이 있을 걸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개전 이후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 겨울철마다 러시아군의 전력시설 공습으로 정전 사태를 겪어왔다.

현재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은 나흘째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긴 채 비상 발전기에 의존해 냉각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측 행동으로 인해 자포리자 원전 전력이 4일째 끊겼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러시아 측은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긴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지속적인 폭격으로 전선 복구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