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극장가에서 만나는 신작 영화 [사진=각 영화 포스터]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오랜만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을 위한 신작들이 나란히 출격한다. 가족과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코믹 액션부터 세계 영화제를 사로잡은 화제작, 그리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스크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가 극장가를 가득 채운다.
지난 9월 24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하루아침에 해고당한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가장의 몰락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공식 초청,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선정 등 해외 무대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고, 토론토 현장에서 이병헌은 한국 배우 최초로 특별 공로상을 수상하며 의미를 더했다.
박찬욱 특유의 세련된 미장센과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가 빚어내는 블랙유머가 일품이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김창완의 '그래 걷자', 배따라기의 '불 좀 켜주세요' 같은 1980년대 대중가요가 작품 전반에 흐르며 기묘한 리듬감을 형성한다. 익숙한 얼굴들을 낯설게 배치한 배우들의 연기 변신 또한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10월 1일 개봉하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과거를 뒤로하고 망가진 삶을 살던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자신의 딸을 납치한 16년 전의 숙적 스티븐 J. 록조(숀 펜)를 쫓는 추격 블록버스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숀 펜이라는 할리우드의 연기 거장들이 맞붙는 이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 속에서 아버지의 절절한 사랑을 담아내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자아낸다. 배우들이 직접 소화한 전투 장면과 카체이싱, 강렬한 OST가 어우러져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액션과 코미디, 스릴러와 드라마가 뒤섞인 복합 장르로 기대를 모은다.
3일 개봉하는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양보'하는 과정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전통적인 세력 다툼이 아닌, 보스 자리를 두고 '양보 전쟁'을 벌인다는 참신한 설정이 돋보인다.
배우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이 펼치는 코믹 호흡과 예측불허의 액션은 추석 연휴에 걸맞은 웃음과 볼거리를 선사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벌이는 필사의 대결은 전통 조폭 코미디를 새롭게 비틀며 관객에게 흥겨운 활력을 전한다.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리시 블랙코미디, 배우들의 코믹 호흡이 돋보이는 한국형 액션, 그리고 할리우드 대작의 묵직한 스케일까지. 이번 추석 극장가는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장르의 향연으로 풍성하다. 긴 연휴 동안 어떤 작품이 관객의 선택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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