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태풍 '부알로이'로 전역 초토화…21명 사망

  • 사망자 21명 실종자 23명으로 늘어 전신주 5661개 무너져

베트남 응에안 성에서 태풍으로 피해를 본 도로의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 응에안 성에서 태풍으로 피해를 본 도로의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 전역이 태풍 부알로이의 강풍과 폭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산사태, 홍수, 정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국가적 재난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30일(현지시각) 베트남 청년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5분 기준 이번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21명, 실종자는 2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닌빈 ▲타인호아 ▲후에 ▲다낭 등지에서 12명이 숨지고, 자라이와 호찌민시 인근 어선에서 17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피해 수치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자라이 소속 어선의 승선원 8명도 추가로 연락이 끊겨 당국이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베트남 농업환경부 산하 자연재해방지국은 태풍이 이날 새벽 0시 30분께 시속 117㎞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하띤성과 응에안성 일대에 상륙했다고 전했다. 정오 무렵에는 꽝찌와 후에 해안에 도달했고, 이후 베트남을 통과해 라오스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다. 태풍이 북중부 전역을 강타하면서 닌빈성에서 9명, 타인호아성과 다낭, 후에에서 각 1명이 숨졌다. 해안 일대에서는 최고 파고 8m의 거센 파도가 일었고, 광찌성 앞바다 등에서는 어선 3척이 휩쓸리며 17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각 지역에서 보고된 피해는 심각하다. 까오방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2명이 사망했고, 썬라와 랑손에서도 각각 1명이 숨졌다. 흥옌에서는 뇌우와 회오리바람으로 2명이 목숨을 잃었고, 응에안에서는 익사 사고로 1명이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후에시에서는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사망했고, 타인호아에서는 나무와 주택 붕괴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띤에서는 집 수리 중 추락사로 1명이 사망했고 다낭에서는 홍수로 1명이 숨졌다.

주택과 기반 시설도 큰 피해를 입었다. ▲뜨옌꽝 ▲닌빈 ▲타인호아 ▲응에안 ▲꽝찌 등지에서 81채의 주택이 붕괴 또는 파손됐다. 총 12만8681채가 지붕을 잃거나 훼손됐다. 하띤에서만 8만4580채, 응에안에서 3만7182채가 피해를 입었다. 또 8378채의 주택이 침수됐다. 앞서 현지 언론은 태풍으로 인해 하띤성에서 지난 18일 가동을 시작한 대형 화력발전소의 석탄 창고 지붕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하띤성의 가옥 4만2900여채가 파손되거나 지붕이 날아갔고 산악지역 수백 가구도 침수된 상황이다. 여기에 농업 분야 피해도 심각하다. 2만2687헥타르의 논과 작물이 침수됐으며 제방 사고가 11건 보고됐다. 7260헥타르 이상의 양식장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었다.

전력망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 태풍이 강타한 타인호아, 응에안, 하띤, 꽝찌 지역을 중심으로 전신주 5661개가 무너졌고 전국적으로 수 백만 가구가 정전됐다. 베트남전력공사(EVN)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기준, 북부와 중부 지역에서 34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언급된 지역들이 심각하며 도로변 전신주가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변전소와 송전선로가 파손되면서 교통까지 마비됐다. 항공편도 차질을 빚었는데 다낭, 후에, 꽝찌, 동호이, 타인호아, 토쑤언 공항 등 4곳에서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돼 수백 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현지 당국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대피령을 발령했다. 하띤과 응에안 일대 주민 2만8500여명이 이미 대피했고, 다낭과 후에에서는 각각 21만여명과 3만2000여명에 대해 추가 대피 준비령이 내려졌다. 

북부전력공사와 중부전력공사는 2400명의 인력과 장비를 긴급 투입해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북부전력공사는 약 183만 가구의 전력을 복구했고 중부전력공사는 영향을 받은 고객의 94%에 해당하는 69만5000가구의 전력을 되살렸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지역이 암흑 속에 놓인 상황이다.

한편 베트남 기상예보국은 태풍 부알로이의 영향으로 30일까지 중부 지역에 최대 5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홍수와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태풍 부알로이는 지난 24일 필리핀 동해에서 발생해 26일 필리핀에 상륙했으며 당시 산사태와 홍수로 20명 이상이 숨지고 43만3000명이 대피했다. 이후 베트남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당국은 비상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