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책 안 읽고 결석하는 학생들로 골머리 

  • 뉴욕타임스 보도…"수업 빼먹어도 성적 좋아" 내부 비판도 

하버드대 전경 사진Kris Snibbe하버드대
하버드대 전경. [사진=Kris Snibbe/하버드대]

세계 최고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대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고 수업시간에 발언을 하지 않으며, 수업에 학생들의 결석이 잦다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이에 하버드대 교수들은 학내 문화를 바꾸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하버드대의 '교실 사회 컴팩트 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은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위원회는 하버드대 교수 7명으로 구성돼 학내 면학 분위기 개선을 위한 토론을 이끌어 왔다.

신문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지원자의 97%가 탈락할 정도로 들어가기가 어렵지만, 일단 들어가면 학생들이 수업을 빠지고 독서를 하지 않는다고 교수들은 비판했다. 또 학생들이 강의실에 출석하더라도 전자기기에 집중하고 수업시간에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를 두고 신문은 다른 사람과의 의견 불일치에 대한 두려움 외에 학생들이 의미 있는 토론을 할 만큼 책을 잘 안 읽어왔기 때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코로나 이후 보편화된 녹화 강의영상 인프라 덕분에 학생들의 출석이 뜸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버드대 3학년으로 의대 예비 과정(프리메드)을 공부하고 있는 오모세페 노루와 학생은 "녹화강의 덕분에 수업을 빠지기 더 쉬워졌다"면서 "수업에 가지 않고도 학생들이 좋은 학점을 받는다면, (녹화 강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하버드대 내에 학점 인플레가 심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2015년에는 하버드대 학점의 40%가 A였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60%로 올랐는데, 그 증가분의 절반이 원격 수업에서 발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학생들은 자신의 지적 호기심보다는 교수의 관점에 맞추고,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면 교수들은 성적 평가를 너무 엄격하게 할 경우 학생들의 강의평가가 부정적일까 봐 우려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를 학생들의 문제라고만 볼 수 없다는 반박도 있다. 최고의 인턴십이나 취업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다른 하버드생보다 더 좋은 스펙을 얻기 위해 동아리 등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하버드대 2학년인 조슈아 슐처 학생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꼭 하버드가 아니라 이런 (유명한) 학교에 입학하려면 (고교 때부터) 수많은 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니 그들은 계속 (과외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학년 노라 쿠투페스 게수스 학생도 입학 후 1학년 때 동아리 임원 활동을 위해 밤 늦게까지 일을 했고, 다른 과목 숙제를 하느라 오전 수업을 빼먹기도 했다고 신문에 전했다. 빼먹은 수업은 온라인 강의로 보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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