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앞두고 가자지구 내 통제권 회복에 나선 가운데 하마스 보안군과 유력 부족 간의 무력 충돌로 최소 27명이 숨졌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 보안군과 두그무시 가문 소속 무장대원들은 전날부터 가자시티 남부 텔 알하와 지역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BBC는 하마스 보안군 8명과 두그무시 가문 전투원 19명이 숨졌다며 이번 충돌은 가자지구 내에서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작전이 종료된 이후 발생한 가장 폭력적인 내부 교전 중 하나로 꼽힌다고 전했다.
이번 교전은 하마스 병력 300명 이상이 두그무시 가문이 거주하는 주거 지역을 급습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주민 수십 가구가 집을 버리고 대피했으며 한 주민은 "이번엔 이스라엘의 공격이 아니라 동족에게서 도망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 중 하나인 두그무시 가문은 오랫동안 하마스와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무력 충돌을 벌인 바 있다.
양측은 충돌을 촉발한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 내무부는 두그무시 무장대원들이 하마스 전투원 2명을 살해하고 5명을 다치게 해 작전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두그무시 가문 소식통은 하마스 병력이 집을 잃은 가족 구성원들이 피신해 있던 옛 요르단 병원 건물을 점거해 새 기지로 삼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가자지구 소식통에 따르면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가자지구 지역의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약 7000명의 보안요원을 소집했다.
하마스 내무부는 "치안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며 "저항의 틀을 벗어난 모든 무장 활동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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