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더 DNA 찾아라] 소비재→중공업→반도체로...두산 리밸런싱은 현재 진행형

사진두산
반도체용 CCL [사진=㈜두산]

두산그룹이 지속적인 인수합병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꾀하며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그룹 성장 기반을 차곡차곡 마련하고 있다. 현재는 ㈜두산과 두산테스나가 주력이지만 반도체 웨이퍼 분야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메리츠증권 등에 따르면 ㈜두산 내 전자BG(비즈니스그룹) 사업부의 올해 1~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1조3614억원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매출 1조72억원을 상회한다. 3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3878억원으로 전년보다 5배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전자BG가 보유한 4개 공장(국내 3곳+중국 1곳)의 올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91%로 전년보다 20%포인트 높아졌다.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과 업계 슈퍼 사이클 진입으로 인해 전자BG 사업부의 핵심 제품인 반도체용 CCL 수요가 급등한 덕이다. 동박을 여러 장 겹쳐 만드는 CCL은 반도체와 PCB(기판)를 연결하는 데 사용된다. 이런 사업 성과와 두산에너빌리티 연결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두산 주가는 연초 대비 3배가량 급등했다.

2022년 인수한 두산테스나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1714억원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장비 구매를 결정했다. 반도체 테스트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두산테스나 주가는 이날 장중 15% 안팎 급등하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합류할 것이란 투자자 기대에 부응했다. 

두산은 SK그룹의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SK실트론 인수를 검토 중이다. SK실트론은 지난해 기준 일본 신에쓰화학과 섬코에 이어 세계 3위 점유율(17.8%)을 기록 중인 반도체 웨이퍼 업체다. 실제로 두산은 지난달 ㈜두산 자산 총액을 늘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지위를 반납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의 걸림돌을 제거했다.

문제는 인수 자금 조달이다. SK그룹은 SK실트론 지분 70.6%를 시장에 내놓으며 약 5조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5년여에 걸친 리밸런싱 때문에 두산이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재무적 체력이 달린다. 

㈜두산은 보유 중인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담보로 각각 5500억원, 3600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일반 신용대출로 9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며 총 1조원의 실탄을 마련했다. SK실트론 매각가와는 여전히 괴리가 크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두산이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SK실트론 인수에 나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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