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화우는 기술유출, 영업비밀 침해 등 산업기술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검사·판사·엔지니어 출신 전문가를 한데 모은 '영업비밀프로젝트그룹(PG)'을 운영 중이다. 반도체·2차전지·통신 등 첨단산업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직면하는 리스크가 복잡해지자, 화우는 기술과 법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조직을 출범시켰다.
이 그룹을 이끄는 인물은 이세정 변호사(사법연수원 36기)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그는 다수의 국내외 기술유출 사건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영업비밀 분쟁을 수행하며 '기술분쟁 전문 변호사'로 손꼽힌다. 현재 영업비밀PG는 산업기술 분야 검사·법원 기술조사사무관·공정거래위원회 및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등 15명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기업 내부의 기술유출 의심 상황부터 검찰 수사, 형사재판, 공정거래 조사, 국제 분쟁까지 대응 전 과정을 하나의 체계로 엮는다. SK하이닉스 전직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마이크론 전직을 둘러싼 기술유출 논란을 방어해냈고, 대형 이차전지 업체 영업비밀 유출 형사사건에서는 수사대상 인원의 90%를 불기소로 이끌었다. 반대로, 국가핵심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간 D램 기술 유출 사건에선 피고인 실형을 확정시키며 기술보호 강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화우의 영업비밀PG가 돋보이는 지점은 '테크(Tech)+로(Law)'의 결합이다. 삼성SDI·네이버 등 산업현장에서 실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을 가진 변호사들과, 산업기술범죄수사부 출신 검사들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디지털포렌식센터와 디스커버리센터가 협업해 기술유출 증거 수집, 데이터 복구, 증거개시(디스커버리) 대응을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국제 분쟁 수행 능력도 강점이다. 화우는 ITC 영업비밀 사건과 미국 연방법원 분쟁을 다수 수행했고, 국제 법률평가기관 챔버스 글로벌(Chambers Global) 'Trade Secrets' 한국편을 5년 연속 단독 집필하고 있다.
이세정 변호사는 "기술유출 사건은 수사나 재판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규제·국제분쟁·노무관리 등 복합 이슈가 얽혀 있는 만큼, 전 과정에 대응 가능한 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방부터 조사·수사·분쟁·규제·국제대응까지 전 단계를 지원하는 '원팀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화우 영업비밀PG는 앞으로도 산업별 기술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정책 제안과 협력업체 보안 관리 연구를 병행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기술의 법적 방패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 아래 기업의 기술이 안전하게 지켜지는 법적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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