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주기 여순사건 합동추념식, "이제는 대한민국이 함께 합니다"

  • AI로 77년 만의 모자 상봉 '눈물'

  • 도올 김용옥 "반란 아닌 민중항쟁으로 인식해야"

여순사건 제77주기 합동추념식 사진전남도
여순사건 제77주기 합동추념식. [사진=전남도]


제77주기 여수·순천 10·19사건 합동추념식이 19일 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그날의 아픔, 이제는 대한민국이 함께 합니다'를 주제로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박선호 여순항쟁유족총연합 상임대표를 비롯해 유족 800여 명과 김민석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도지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이개호·서삼석·주철현·임오경·조계원·김문수·권향엽·김영환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김순호 구례군수, 정기명 여수시장, 정인화 광양시장, 조상래 곡성군수, 김철우 보성군수 등 지역 단체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추념식은 여순사건의 7년간의 비극과 77주년의 의미를 상징하는 평화의 종 7회 타종과 함께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경과보고 영상, 헌화·분향, 추념사, 유족 사연 낭독, 추모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유족 사연 낭독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77년 만에 희생자와 아들의 목소리를 재현한 영상이 상영돼 깊은 감동을 안겼다. "그리운 어머니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 순간, 77년의 세월이 멈춘 듯했다"는 유족의 말처럼, 긴 세월의 상처를 위로하는 순간이었다.


추모공연으로는 지리산에서 1천여 명이 희생된 구례 산동면의 비극을 담은 노래 '산동애가'가 창극으로 무대에 올랐다. 예술을 통해 지역의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평화 메시지는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직접 낭독했다. 그는 "평화는 동시에 비극의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며 "여순반란을 여순민중항쟁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오늘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빛의 혁명을 소리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념식은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이후 네 번째 정부 지원 행사로, 국가 차원의 공식 추모와 화해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 메시지를 통해 "다시는 국가 폭력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책임 의식을 갖고, 이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는 여순사건이 온전한 진실로 드러날 때까지 진상조사기획단을 통해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며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심사를 기한 내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가 폭력으로 오랜 세월 고통받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여순사건은 대한민국 최초의 계엄령으로 이어진 국가폭력의 시작이었다"며 "진실규명은 과거를 바로잡는 일인 동시에,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과 후속 위령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남도는 정부와 협력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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