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호텔신라는 ‘2025년 호텔신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법과 윤리 준수’를 경영원칙으로 밝혔다. 보고서는 매년 공시된다. 계열사인 신라면세점도 같은 경영원칙을 따른다.
하지만 신라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에 입점된 조민씨 업체가 전자상거래법 상습 위반은 물론 표시·광고법 위반 정황이 있는데도 제재 없이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호텔신라가 협력사에 제시한 ‘기업 가치와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비즈니스 가이드라인 원칙과 상반된 행보다.
앞서 본지는 1일 조씨의 업체가 전자상거래법 13조(신원 및 거래조건에 대한 정보 제공)를 위반한 사실을 보도했다. 조씨 업체는 취재가 시작되자 이를 수정하고 “일시적 오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라면세점 내 입점된 9개 상품의 법 위반 행위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됐고 신라면세점은 이를 방치했다.

조씨의 업체는 국내 최대 뷰티 플랫폼 ‘화해(화해글로벌)’에 입점해 ‘2025 상반기 화해 어워드’ 5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광고성 리뷰가 수상의 기반으로 파악됐다. 조씨 업체는 화해의 유료 광고상품 ‘꼼평단(체험단 리뷰 프로그램)’을 구매해 리뷰와 평점을 제공 받았기 때문이다.
화해 측은 비즈니스 채널을 통해 꼼평단을 명확히 ‘광고’로 명시했다. 또 조씨 업체와 동일한 어워드 수상을 위해서는 제품당 최대 3000만원의 광고비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실제 조씨 업체가 해당 어워드에서 수상한 제품인 ‘수딩 에센스 마스크 22ml(6매입)’의 경우 12일 기준 리뷰 97건 중 실제 구매자 후기는 0건이었다. 모든 리뷰는 꼼평단 리뷰였다. 광고 리뷰를 기반으로 순위를 높였고, 수상이 이뤄진 셈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시장 신뢰를 왜곡하는 ‘음원 사재기식’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광고 사실을 숨기고 소비자의 실제 반응인 것처럼 홍보한 것은 기만 행위”라며 “전자상거래법 21조(표시·광고의 제한)는 물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3조(부당한 표시·광고의 금지) 위반 소지가 농후하다. 매출액의 최대 2%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이 조씨 업체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는 ‘단독 입점’ 계약을 추진한 사실도 확인됐다. 앞서 조씨는 “벤더사 측에서 ‘신규 브랜드이기 때문에 단독 조건으로 영업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며 “현재 타 면세점 입점이 제한된 상태”라고 했다. 이는 공정거래법 23조 1항(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 저촉된다.
호텔신라 또한 해당 보고서를 통해 '협력회사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지 않는다', '협력회사에 불이익이 되는 거래조건을 일반적으로 설정하거나 변경하지 않는다'는 등의 경영 방침을 명시했다. 이에 신라면세점이 조 씨 업체의 입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의 ‘준법경영’ 방침은 물론 현행법 위반 위험까지 감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신라면세점 측은 조씨 업체 입점 과정을 묻는 질문에 “거래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위법 행위에 대한 제재 여부에는 “모른다”고 했다. 조씨 업체는 취재진의 수 차례 전화에도 답을 피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