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불똥 우려…中에 '희토류 협상' 요청한 EU

  • 中상무부장 곧 유럽 방문...EU "긴급 해결책 모색"

  • 넥스페리아 언급한 中..."EU, 건설적 역할해야" 압박

EU 깃발과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U 깃발과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최근 미국을 겨냥해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먼저 대화 요청을 하며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미·중 갈등 격화 속 EU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과 약 2시간 동안의 화상통화 후 기자회견을 갖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 (희토류 수출통제와 관련해) 긴급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당국자들을 벨기에 브뤼셀에 초청했으며 왕 부장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7월 EU와 정상회담에서 중국산 희토류 수출 허가 시 EU로 향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일종의 ‘패스트트랙’ 조치를 적용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EU 측에 따르면 이러한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하자 중국으로부터 희토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지난 9일 미국을 겨냥해 희토류 수출통제 품목을 7종에서 12종으로 늘리고 희토류 관련 장비를 수출통제하고(11월8일 시행), 희토류 수출통제 범위를 역외로 확대하는(12월1일 시행) 등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EU행 수출 물량 관련, 기업들이 제출한 ‘우선 신청서’ 약 2000건 가운데 절반 정도만 제대로 처리되고 있다”며 “자동차·기계 산업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EU와의 협상에서도 희토류 수출통제를 활용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틀어쥐고 있는 중국은 그간 희토류 시장 지배력을 각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무기로 사용해왔다.

이번에 중국 측은 희토류 문제와 함께 넥스페리아 문제도 해결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통화에서 넥스페리아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EU 측이 중요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바라며, 네덜란드가 계약 정신과 시장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넥스페리아는 유럽시장에 레거시(구형) 반도체를 공급하는 업체로 중국 윙테크의 네덜란드 자회사다.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고, 이후 중국 정부가 넥스페리아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출을 차단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희토류 무기화'에 나서며 대미 관세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호주와 '희토류 동맹'을 맺은 데 대해 "핵심은 자원이 아닌 기술"이라며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여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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