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문화재단, '경기바다 오감페스티벌'로 서해 뱃길 첫 항해

[사진=김포문화재단]

한국전쟁 이후 여객선에게 단 한 번도 허락되지 않았던 서해에서 대명항까지의 뱃길이 처음 열렸다. 특히 이번 항로는 고촌에서 운하를 거쳐 경기바다를 통해 대명항으로 이어지는 길로, 김포 전체 물길을 연결하려는 첫걸음으로 기록됐다.

김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계현)은 ‘김포는 바다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5일과 26일 ‘경기바다 오감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축제의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석양빛 경기바다길 시민체험’과 ‘선상학술심포지엄’을 통해 경기만의 역사와 김포의 해양문화 자원을 새롭게 조명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민 등 270여 명이 참여한 ‘석양빛 경기바다길 시민체험’은 경인운하 구간(아라뱃길)은 아라호로, 경기바다 구간은 KD크루즈로 나누어 항해했다. 학술심포지엄은 아라호 선상에서 함께 진행됐다.

‘물길의 역사에서 미래를 보다’를 주제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좌장을 맡은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는 김포를 “한강과 서해, 강화수로가 만나는 동아지중해 문명권의 중심”으로 평가하며 “김포가 강해문명의 관문으로 다시 서기 위해 해륙교통과 문화 네트워크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종규 김포문화재단 대외협력부장은 “한때 세곡선과 조운선이 오가던 활발한 물길이 군사적 이유로 닫혔다”며 “이제는 시민의 물길로 되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염하를 중심으로 한 해양문화 관광 콘텐츠 개발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정창희 한라문화재연구원장은 대명항의 역사적 교역 기능을 소개하며 “어업과 물류의 중심이던 대명항을 시민축제와 탐방형 프로그램으로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웅규 백석대 교수는 “대명항과 염하수로를 해양레저·관광 콘텐츠로 브랜드화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에는 김신호 인천일보 부사장, 유태용 서해문화연구원장, 김갑곤 경기만포럼 사무처장이 참여해 경기만권 공동문화벨트 조성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아라호 선상에서는 학술심포지엄과 함께 피아니스트 전현정, 바이올리니스트 남승혁, 첼리스트 고준형이 참여한 피아노 3중주 공연과 한국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귀항 시에는 팝소프라노 박혜선과 뮤지컬 배우 윤광범 등이 무대에 올라 다채로운 공연으로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홍원길 경기도의회 의원(문화관광체육위원회)은 “올해는 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통해 김포가 경기바다의 일원임을 확인한 뜻깊은 해”라며 “지속 가능한 축제를 통해 김포가 경기바다를 품는 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계현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운하와 경기바다를 통해 대명항으로 이어지는 항로 개척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내년에는 대명항 유람선 정박과 ‘김포 선셋 페스타’ 연계를 통해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해 뱃길 개통을 기념해 ‘경기바다 오감(五感) 클래식 페스티벌’이 26일 김포 아라마리나 문화광장에서 열렸다.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펼쳐진 이번 클래식 콘서트는 웅장한 선율과 경기바다의 아름다움을 담은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부 ‘클래식으로 그린 바다’에서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등 바다를 주제로 한 명곡들이 연주됐다. 2부 ‘영화 속 바다여행’에서는 ‘캐리비안의 해적’, ‘타이타닉’ 등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 OST가 연주돼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와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가 협연자로 참여해 한층 풍성한 무대를 선사했으며, 가수 BMK의 열정적인 공연으로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