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경제, 트럼프 관세 악영향에도 선전

  • 해외 기관 모두 긍정 평가...첨단 제조·인프라 개선이 새 동력

  • 투자 유치 및 산업 구조 변화 '두마리 토끼' 성과

까마우성 간하오 어항에서 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해 이동하는 어선들 사진베트남 통신사
까마우성 간하오 어항에서 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해 이동하는 어선들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제 금융기관들의 베트남 경제에 대한 평가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청년신문 등 베트남 매체들에 따르면, 베트남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8.2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세안 주요국 중 최고 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무역과 소비 회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같은 날 발표된 외국인직접투자(FDI) 역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1~9월 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은 285억4000만 달러(약 40조7870억원)로 전년 대비 15.2% 늘어났다. 집행 자금은 188억 달러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같은 경제 성적표는 올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본격화된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베트남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HSBC(홍콩상하이은행)는 보고서에서 "관세 불확실성에도 FDI는 여전히 베트남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며 "베트남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국 외 교역국과의 흑자가 확대되면서 수출 기반이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의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6%에서 7.9%로 높였다. 이는 시장 예상치 7.2%를 웃도는 수치로 베트남 정부의 목표치인 8%에 근접한 수준이다.

또한 지난달 29일 열린 베트남 산업부동산 포럼에서 산업 및 물류 인프라 개발업체인 SLP 베트남의 딘 호아이 남 이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 불안감이 있었지만 현재 전체 포트폴리오의 90% 이상이 채워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산업 부동산 협회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행정 개혁으로 투자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EuroCham(유럽상공회의소)이 평가한 기업신뢰지수(BCI)는 3분기 66.5포인트(p)를 기록하며 최근 3년 중 최고치를 보였다. 브루노 야스파 에르트EuroCham 회장은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도 베트남은 안정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2024년 기준 대베트남 FDI 투자국 순위는 싱가포르와 중국이 각각 25%를 차지하며 상위권을 형성했고, 한국은 미국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경제 구조가 종전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부동산 기업 존스랑라살(JLL) 베트남의 짱 레 대표는 베트남 경제 구조에 대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전환 중이며 산업단지 가동률은 73%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첨단기술, 전자, 제약, 물류, 데이터센터 분야의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인더스트리얼 파크의 하디 디에크 대표는 "베트남은 단순한 생산 기지가 아니라 전략 제조 허브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성장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높은 물류비용과 에너지, 숙련 인력 부족이 지속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종합개발그룹 KN 홀딩스의 쩐 떤 시 부사장은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대만의 반도체 산업 투자단이 "청정 전력과 인력 부족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부동산 개발 기업 프로데지 롱안의 쯔엉 칵 응우옌 민 부사장은 "앞으로는 산업단지가 단순 토지 임대가 아니라 서비스와 혁신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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