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산 칩 쓰면 전기요금 반값…AI 데이터센터 보조금 확대"

  • FT, 소식통 인용해 보도…"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 움직임의 연장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기요금 감면 정책을 도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 등 주요 기술 대기업들의 전력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 보조금과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구매 금지 조치 이후 전력 비용이 급등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외국산 칩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간쑤·구이저우·내몽골 등 주요 데이터센터 거점 지방정부들은 중국산 칩을 사용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을 최대 50%까지 인하하는 보조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지방정부들은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전력비 지원 외에도 현금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일부 보조금은 데이터센터의 운영비 1년치를 충당할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지역의 전력요금은 새 보조금 정책이 적용될 경우 킬로와트시(kWh)당 약 0.4위안(약 80원) 수준까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정책이 여러 기술 기업들이 화웨이나 캠브리콘 등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할 경우 전력 효율 저하로 비용이 늘었다며 규제 당국에 불만을 제기한 이후 나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세대의 중국산 AI 칩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칩인 H20보다 동일한 연산 성능(토큰 생성 기준)을 내기 위해 30~50%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화웨이는 주력 제품인 어센드 910C 칩의 단일 성능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칩을 묶은 대형 클러스터 구성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전력 소비가 늘고 있다.

대부분 빅테크 기업들은 제3자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로부터 컴퓨팅 파워를 임대하지만, AI 기반 사업의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체 설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자국산 칩 사용으로 전력비 부담이 커졌음에도, 중앙집중식 전력망 구조 덕분에 미국보다 에너지 비용이 낮고 탄소 배출이 적으며, 단기적인 전력 공급 불안 우려도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FT는 이번 조치는 중국이 자국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미국과의 경쟁에서 맞설 수 있도록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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