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심판론 통했나…민주당, 뉴욕시장 등 선거에서 압승

  • 맘다니, 뉴욕 첫 무슬림 시장으로…50.4% 기록

노동자 물가 절감 등을 내세우며 이번 선거 돌풍의 주역으로 꼽히는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맘다니 선거본부 홈페이지
노동자 물가 절감 등을 내세우며 이번 선거 돌풍의 주역으로 꼽히는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맘다니 선거본부 홈페이지]

트럼프 2기 들어 첫 일반선거로 꼽히는 뉴욕시장 선거에서 파격적인 공약으로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조란 맘다니 후보(34)가 과반을 넘는 득표율을 보이며 뉴욕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이 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미 동부 기준, 한국 오전 11시) 투표가 마감된 뉴욕시장 선거에서 맘다니는 오후 9시 40분(한국 오전 11시 40분) 기준(개표 75%) 맘다니가 86만327표로 50.4%를 기록해 승리를 확정지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가 70만4866표(41.3%)로 2위, 공화당 커티스 슬리워 후보는 12만8400표로 7.5%에 그쳤다.

주의원 출신으로 정치적으로는 민주사회주의자로 꼽히는 맘다니는 이번 선거에서 소셜미디어와 젊은층 표심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성희롱 혐의로 사임한 뒤 4년 만에 정계 복귀를 노리던 민주당의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경선에서 물리치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맘다니의 당선은 뉴욕의 노동자 계층이 원하는 '물가 안정'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세운 효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뉴욕시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뉴욕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를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물가가 56%, 범죄 22%, 이민 10%, 보건 5%, 교통 1% 등으로 나타났다. 공공주택 임대료 동결과 버스 요금 폐지 등 생활형 공약을 내놓은 맘다니의 돌풍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다.

보수진영에서는 맘다니를 두고 포퓰리스트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선거 예측 사이트 디시전 데스크 HQ 조사에서 지지율 44.6%를 기록해 쿠오모(31.6%), 스리워(18.6%) 등을 크게 앞서 선거를 앞두고 맘다니의 낙승이 예상되기도 했다.

심지어 이번 선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맘다니를 두고 "공산주의자"라고 부르거나 "맘다니가 당선되면 연방 자금을 끊겠다"고 말하는 등 노골적인 친(親) 쿠오모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 결과 정작 공화당 공천을 받은 슬리워 후보는 7%대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하원의원이 55.5%를 득표,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후 9시 기준 74%가 개표된 가운데, 스팬버거가 55.5%로 공화당의 윈섬 얼 시어스(44.3%)를 이겼다. 같은 시각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공화당 후보인 잭 치터렐리 전 뉴저지 주의원을 상대로 56.7%대42.8%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공교롭게도 선거가 열린 4일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폐쇄)의 사상 최장 기간을 경신하는 날이기도 하다. 10월 1일 0시 1분부터 시작한 셧다운은 이날로 당초 기록인 35일과 타이를 기록했고, 다음날부터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번 선거를 두고 서방 외신들은 트럼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미국 선거는 정부 셧다운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기 국민투표(의 성격)"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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