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국경서 또다시 지뢰 폭발해 태국군 부상…휴전 협정 조치 중단

  • 태국, 캄보디아군 포로 송환 유보…지뢰폭발로 4명 부상

  • 캄보디아 "휴전 이행에 전념…포로 조속히 석방해야"

태국군과 경찰이 캄보디아와 접한 태국 시사껫주 국경 지역에서 지뢰를 수색하며 순찰을 돌고 있다 사진태국 왕립 육군AFP연합뉴스
태국군과 경찰이 캄보디아와 접한 태국 시사껫주 국경 지역에서 지뢰를 수색하며 순찰을 돌고 있다. [사진=태국 왕립 육군·AFP·연합뉴스]

태국-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군 병사가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체결된 휴전 협정의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태국 동부 시사껫주 캄보디아 접경 지역에서 태국군이 정기 순찰을 하던 중 지뢰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군인 1명이 오른발을 잃고 나머지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월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격화된 이후 약 넉 달 만에 발생한 일곱 번째 지뢰 폭발이다. 태국군은 폭발 현장 인근에서 추가로 지뢰 3개를 발견하고, 이들이 과거 설치된 것인지 새로 매설된 것인지 조사 중이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캄보디아와의 휴전 협정 이행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가안보를 향한 적대행위가 우리 생각만큼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태국의 요구가 충족되기 전까지 휴전 협정에 따른 모든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이달 21일로 예정돼 있던 캄보디아군 포로 18명 송환을 보류하고, 동남아시아 각국 군 관계자들로 구성된 휴전 감시단에 공식 항의할 방침이다. 아누틴 총리는 이날 시사껫주를 방문해 부상 병사를 문병하고,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휴전 협정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캄보디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가 휴전 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태국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 자국은 지뢰 제거를 포함한 휴전 협정의 모든 조건을 준수하겠다면서 태국에 가능한 한 조속히 캄보디아군 포로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시하삭 푸앙켓케오 태국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은 미국과, 휴전 과정을 주도한 아세안(ASEAN) 의장국 말레이시아에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캄보디아의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며 "앞으로 캄보디아가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두 나라는 지난 7월에도 국경지대에서 지뢰 폭발로 태국군 병사 5명이 부상을 당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닷새 동안 교전을 벌여 최소 48명이 사망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지역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아래 휴전 협정을 체결했으며, 양국은 중화기 철수와 지뢰 제거 등 합의된 조치를 단계적으로 이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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