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中대사도 日총리 발언 항의…"대만해협 정세 개입은 침략행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UPI·연합뉴스]

우장하오 주일 중국 대사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에 대해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공식 항의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우장하오 대사가 지시를 받들어 후나코시 사무차관과 약속하고 만나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전날 중국 외교부가 중국에 주재하는 가나스기 겐지 일본 대사를 심야에 초치한 바 있다. 

우 대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은 기본 상식에 어긋나고, 중국 측의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어서는 무력 위협이자 전쟁을 부르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언을 철회하지도 않은 것은 완전히 형세를 오판하고, 분수도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러한 발언은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는 것이며,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심각하게 파괴한 것"이라며 "중국 측은 강렬하게 분노하며, 이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엄정한 교섭과 강력한 항의를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 대사는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면서 중국이 결국 반드시 대만과 통일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우 대사는 일본이 대만을 식민 통치하면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죄들을 저질렀다며,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악의적인 발언을 철회하고 도발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그는 "오늘날 중국은 더는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라며 "일본이 감히 무력으로 대만해협 정세에 개입한다면, 이는 침략행위에 해당하며 중국은 반드시 정면에서 반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후나코시 차관도 중국을 상대로 외교적 항의를 했다. 외무성은 후나코시 차관이 우 대사를 초치해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의 발언과 관련해 항의하고 중국에 적절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알렸다. 외무성은 우 대사가 중국 측 입장에 입각해 발언했으나, 후나코시 차관은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반론했다고 주장했다.

쉐 총영사는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러운 목을 벨 수 밖에 없다"는 위협성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를 두고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며 논란이 일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중국은 연일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