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찬성표를 던지라며 입장을 전격 뒤집었다. 공화당 내부에서 대규모 이탈표가 예고되자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에 찬성해야 한다. 우리는 숨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 파일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수십 명의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던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수사 문건을 의미한다. 그는 2019년 감옥에서 사망했는데, 생전 각국 유력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했고 트럼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어 왔다.
그는 "셧다운 종료 등 공화당의 위대한 성과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급진좌파 광신도들이 꾸민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는 이미 엡스타인과 관련해 수만 페이지의 자료를 공개했고, 민주당이 뭔가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가 선거에 승리하기 전에 이미 공개했을 것"이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이용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 표결 전 설득하려던 기존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며 입장 변경으로 백악관이 대규모 이탈표라는 '망신'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해석했다.
이번 표결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충성도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여겨졌지만 AP통신은 이 사안이 공화당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까지 분열시켰다고 짚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덕에 백악관이 망신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도 짚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측근이었지만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주장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과도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내 찬성표가 100표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문건 공개가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상원 표결 여부도 불확실하며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 주간지 타임지는 지난주 2만 건이 넘는 '엡스타인 파일'이 공개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된 이메일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19년 이메일에서 엡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 소녀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올해 초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기록에도 그의 이름이 언급된 바 있다. 이에 백악관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방하기 위해" 이메일을 선택적으로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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