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히로시마현·효고현·오카야마현 등 세토내해 전역의 양식 굴 산지에서 굴의 평균 폐사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에서는 “수십 년 양식하면서 이런 적은 없었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효고현의 한 굴 전문점은 “보통 10월 중순이면 첫 물량이 들어오는데, 올해는 도무지 구할 수 없다”며 “양식장에서 ‘살이 안 찼다’, ‘수량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출하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장은 간판 메뉴인 ‘효고산 굴’을 거의 공급받지 못해 현재는 홋카이도 등 타지산 굴로 대체하는 상황이다.
효고현에서 40년 넘게 양식장을 운영해온 한 수산업체 대표 역시 “양식장에 나가 보면 대부분 입이 벌어진 채 죽어 있다. 체감상 80% 이상이 폐사했다”며 “이 정도 규모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간신히 살아남은 굴도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한다. 크기가 작고 색이 탁하며, 수분이 많아 살이 차오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상적으로 출하 가능한 크기까지 자란 굴은 전체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 노리카즈 일본 농림수산상도 19일 현장 점검에서 “수십 년 동안 이런 심각한 상황은 처음이라는 말을 현장에서 직접 들었다”며 정부·지자체 차원의 원인 조사와 경영 지원 방안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이례적 고수온’과 ‘염분 농도 상승’을 지목한다. 히로시마 해역은 예년보다 수온이 약 2도 높게 유지됐으며, 올해 강수량이 적어 바닷물이 충분히 식지 못한 데다 민물 유입이 줄어 염분 농도도 평년보다 높게 유지됐다는 분석이다.
굴은 6~8월 고수온기에 산란하고, 수온이 내려가면 산란을 멈추고 살을 키우는 생태를 갖는다. 그러나 올해는 수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굴이 산란을 계속하게 되었고, 체력이 크게 소모되면서 폐사가 급증했다. 또한 비가 적어 염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생육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 굴 양식업이 ‘수십 년 만의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겨울 굴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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