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학교가 2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롯데호텔에서 문화관광, 바이오헬스, 융합 부품 소재 등 3대 특화 분야 협의체 발대식을 열고, 부산형 라이즈(RISE,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의 핵심 대학 중 한 곳으로서 상시 산학협력 구조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날 발대식과 설명회에서는 경성대가 내세운 ‘웨이브 채널, 오픈 UIC’라는 고유 라이즈 모델이 구체적으로 공개됐고, 부산문화재단·디지털헬스케어산업협회·부산AI로봇산업협회 등 3개 기관과의 분야별 MOU도 체결됐다.
교육부, 부산라이즈혁신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남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대학과 지역 산업이 함께 새로운 협력 방식을 실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근 경성대학교 총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축적해온 산학 협력 경험을 라이즈 체계 위에서 한 단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그동안 산학 협력을 통해 지역과 함께하는 상생 생태계를 꾸준히 쌓아왔다”며 “이제 그 성과를 바탕으로 문화관광, 바이오헬스, 융합 부품 소재 3대 특화 분야 협의체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범한 협의체는 교수와 학생, 기업, 공공기관, 연구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해 △교육과정 △현장실습 △공동연구 △기술·콘텐츠 개발 △창업·사업화 △지역 현안 해결 과제를 함께 추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 총장은 “오늘 출범한 협의체는 논의와 자문 수준으로 머무는 조직이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상시 협력 구조”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모델을 부산형 라이즈가 지향하는 개방형 혁신 모델과 연결했다. 그는 “부산형 라이즈가 지향하는 개방형 혁신은 대학·산업·지역사회가 유연하게 연결되는 상향식 구조”라며 “경성대는 3대 특화 분야 협의체를 통해 ‘오픈UIC’ 모델을 눈에 보이는 성과로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학생들에게도 이번 협의체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협의체를 통해 학생들이 교실과 강의실을 나와 기업 현장과 지역사회,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까지 진로·취업·창업의 폭을 넓히도록 하겠다. 산학 연계 교육과 프로젝트 경험은 학생에게는 강력한 포트폴리오가 되고, 기업에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재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오은택 부산 남구청장은 경성대 라이즈 모델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지역적 기반을 강조했다.
오 청장은 “남구에는 경성대, 국립부경대, 동명대가 인접해 있고, 부산문화재단·부산예술회관·부산박물관, 최근 출범한 남부문화재단까지 문화예술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며 “청년을 중심으로 대학·기업·문화가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도시가 바로 남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형 라이즈는 지역이 직접 기획·실행하는 자율 분권형 대학 혁신 체계”라며 “대학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 엔진 역할을 한다면, 지자체는 그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정책·공간·네트워크 전반에서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 청장은 “대학과 기업이 함께 상생하고 청년이 남구에서 미래를 설계하며,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혁신 구조를 만들겠다”며 행정적 지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영구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원장과 이준현 부산라이즈혁신원 원장은 부산 라이즈 체계의 큰 방향과 기업 역할을 짚었다.
김 원장은 경성대의 글로컬 대학 선정과 디지털헬스케어센터 구축, 특화 협의체 출범을 잇달아 거론하며 “끝까지 밀어붙이는 정신으로 지역 대학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산 과학기술 정책을 연구하고 R&D 기획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문화관광·바이오헬스·융합 부품 소재 산업 생태계 육성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현 부산라이즈혁신원 원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며 산학협력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부산에는 라이즈에 참여하는 대학이 21곳, 참여 기업은 약 2천5백 곳에 이른다”며 “경성대만 해도 참여 기업이 1백9십 곳 정도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라이즈 체계에서 부산라이즈혁신원은 대학을 ‘고객’으로 보고 지원해야 하고, 대학의 고객은 기업”이라며 “기존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의 연장선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에도 인식 전환을 요청했다. “기존처럼 서류상 이름만 올리는 방식으로는 변화가 없다. 기업이 실제 애로 기술과 인력 수요를 대학과 공유하고, 대학은 그 수요를 반영해 교육과 연구를 설계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라이즈 역시 과거 재정지원 사업과 다르지 않게 끝난다”고 지적했다.
부산라이즈혁신원은 각 대학의 참여기업협의회 위에 부산 차원의 산학협의회를 구성해, 기업 대표들의 의견을 연차평가 지표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교육부에서 산학협력 정책을 오래 맡아온 엄중훈 서기관(현 국립공주대 교무과장)은 “관점의 변화”를 강조했다.
엄 서기관은 “과거 산학협력은 대학 중심 구조가 강했다”며 “이제는 학생과 기업을 수요자로 놓고, 그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실질적인 성과가 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이 가진 교육·연구 자원을 지역 산업과 공유하지 않으면 한계가 분명하다”며 “중앙정부 주도 체계에서 지자체 중심 구조로 옮겨가야 한다는 고민이 라이즈 정책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성대와의 인연도 언급했다. “링크플러스 사업을 기획·운영하던 시기에 경성대에 문화예술 강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산학협력 모델을 요청했고, 그 연장선에서 K컬처를 키워드로 하는 글로컬 사업 선정 성과가 나온 것으로 본다”며 “경성대가 지역을 이끄는 거점 대학으로 더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성열문 대외협력부총장이 직접 경성대 라이즈 추진체계와 3대 특화 분야별 전략을 설명했다.
경성대는 자교 라이즈 모델을 ‘웨이브 채널, 오픈 UIC’로 명명했다. 산학(産學)에서 각각 한 글자를 따와, 산업과 대학이 파도처럼 이어지는 학습 네트워크·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성 부총장은 “부산의 9대 전략산업 가운데 문화관광, 바이오헬스, 융합 부품 소재 3개 분야를 경성대 특화 영역으로 설정했다”며 “3대 특화 분야에 집중하는 개방형 산학 융합 플랫폼을 만들고, 현장 문제 해결 중심 교육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경성대는 링크 사업 시절부터 기업인이 직접 캠퍼스로 들어와 수업을 함께 진행하는 협동수업 모델을 꾸준히 운용해 왔다. 현장에서 겪는 애로 기술과 과제를 수업에 그대로 가져와 학생들에게 던지고, 프로젝트·캡스톤디자인·현장실습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성 부총장은 “기업과 함께 진행하는 융합전공 과정은 대개 2년 정도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학생은 자신의 적성을 확인하고 기업은 학생의 역량을 몸소 확인한다”며 “면접 위주 채용에서 발생하던 고용 미스매치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채용으로 연결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경성대 재학생의 상당수가 부산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성대는 3대 특화 분야별로 5년 로드맵을 마련했다. 초기 1~2년은 기반과 플랫폼 구축, 3~5년은 가시적인 성과 창출과 고도화, 이후에는 사업 종료 후에도 자립이 가능한 구조 확립을 목표로 삼았다.
문화관광 분야는 글로컬 대학 K컬처 사업과 긴밀하게 연계한다. 경성대는 KNN 등과 손잡고 해외 작곡가와 국내 뮤지션이 함께 작업하는 송캠프, 음악·공연 페스티벌 등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 비즈니스와 IP 수익 모델을 실험하고, 이를 다시 교육·지역 콘텐츠 산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전날 개소한 부산 디지털헬스케어센터를 중심으로 산학공동융합전공을 운영한다. 부산 내 여러 대학이 참여하는 이 전공은 실습·프로젝트·현장 실무를 결합한 교육과정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에이지테크(고령친화 기술) 등 지역 수요가 높은 영역의 인재를 키우는 역할을 맡는다.
융합 부품 소재 분야는 부산 제조업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 전략이다. 경성대는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화, 현장형 인재 양성, 애로 기술 해결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 제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성 부총장은 “웨이브 채널 오픈UIC 체계를 통해 3대 특화 분야 졸업생은 어디에 내놓아도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실무형 인재가 되도록 키우겠다”며 “관련 기업들과 함께 기술이전·창업·사업화 성과도 꾸준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대식에서는 경성대와 3개 대표 기관이 문화관광·바이오헬스·융합 부품 소재 분야별 MOU를 체결했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부산문화재단,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산업협회, 융합 부품 소재 분야에서는 부산AI로봇산업협회가 경성대와 협약서에 서명했다. 세 기관과 경성대는 각 분야 인재 양성, 공동 연구, 현장 프로젝트, 창업 지원, 지역 현안 해결 과제를 함께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종근 총장은 “말이 아니라 성과와 변화로 답하겠다”며 “3대 특화 분야 협의체가 부산을 대표하는 오픈UIC 혁신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대학이 가진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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