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대학교(총장 이종근)가 K-컬처 특화 혁신교육기관으로의 전환을 본격 선언하며, ‘K-컬처 수도 부산’을 향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놨다.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예비선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마련된 이번 포럼에서는, 산업계와 문화계, 학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해 AI 기반 콘텐츠 산업 생태계 조성과 지역 혁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경성대는 4일 오후 3시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K-컬처 부산발전포럼’을 열고, 영화·영상·콘텐츠 분야 민간기업, 연구기관, 예술단체들과 함께 ‘K-MEGA Council’ 출범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육·연구·투자·유통을 아우르는 실행형 플랫폼 구축 계획이 공개됐으며, AI 기반 버추얼 스튜디오 설립 추진과 콘텐츠 수출을 위한 실무 협약도 병행됐다.
이종근 총장은 환영사에서 “경성대는 앞으로 AI·XR 기반 K-컬처 융합 교육으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나갈 것”이라며 “부산을 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 플랫폼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조강훈 한국예총 회장, 정준호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이사장, 이준현 부산라이즈혁신원장 등 주요 인사들도 축사에 나서 경성대의 도전에 힘을 실었다.
기조강연에 나선 조현래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현재 한국 콘텐츠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5%에 불과하지만, 5%만 넘어도 세계 4대 강국이 된다”며 “경성대가 콘텐츠 산업을 지역에서부터 시작해 세계로 확장하는 첫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이언트스텝, 크림, 오노마 등 국내 창업기업 사례를 언급하며, “콘텐츠는 기술이 아닌 ‘좋은 이야기’에서 시작되며, 인문학과 창의성 중심 교육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태열 원장은 “AI는 이미 기획, 제작, 편집, 유통 전 과정에 활용되고 있으며, AI가 모든 것을 대체하더라도 결국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라며, “경성대가 인문학과 기술을 접목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감독 김시우는 “부산은 역사적 배경과 스토리가 풍부하지만, 산업화 전략은 부족했다”며 “버추얼 스튜디오와 AI 기술을 통해 지역 기반 콘텐츠를 제작하고, 부산을 ‘실사형 K-컬처 산업기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부산은 더 이상 배경 도시가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총괄하는 경성대 성열문 위원장이 전체 계획을 소개했다.
경성대는 MEGA(Multimedia, Entertainment, Game, Arts) 산업군을 집중 육성하고, 캠퍼스 전역을 콘텐츠 제작·실습·유통이 가능한 열린 세트장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학사제도는 무학년·무전공 체계로 개편하고, 산업 현장 전문가를 ‘JA(조인트 어포인트먼트) 교수’로 초빙해 실무형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부산문화재단 오재환 대표는 “부산이 K-컬처 혁신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경성대가 왜 이 사업을 주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논리가 필요하다”며 “기술과 인력 외에도 지역 고유의 예술성과 원형 콘텐츠 자산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영화의전당 고인범 대표는 “AI가 연기자를 대체하는 시대에, 인간의 감성과 창작의 가치를 함께 지켜야 한다”며 “경성대 교수진의 실천력과 준비된 비전을 믿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포럼 말미에는 한국예총,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부산영상위원회 등 9개 기관과의 MOU 체결이 이뤄졌다.
이들은 콘텐츠 공동 제작, 인재 양성,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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