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교통체증,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해법은 여전히 지연?

  • 호찌민시 여러 교통체증 해결 노력해도... 20년째 지연된 교통망 확충 사업

베트남의 교통체증을 보여주는 사진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의 교통체증을 보여주는 사진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의 교통체증이 수십 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 차량 급증과 인프라 부족이 맞물리며 도심 곳곳에서 정체가 반복되고 주요 교통 사업은 지연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도로 확장보다 대중교통 확충과 체계적 도시 교통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신문이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예비 통계를 분석한 결과 현재 교통 체증 위험 지역은 33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민들의 일상뿐 아니라 도시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호찌민시 건설국은 교통 혼잡의 주요 원인으로 물류 운송과 차량 통행 수요 증가에 비해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한 점을 꼽았다. 특히 빈즈엉성과 바리아-붕따우성과의 통합 이후 도시가 관리 중인 차량은 1270만 대로, 이 중 140만 대는 자동차고 1130만 대는 오토바이다.

현재 주요 교통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교통 법규 준수 부족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노상 불법 주차나 도로 점유 영업으로 인해 차량이 도로 한가운데서 정차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심지어 교통사고나 차량 고장이 즉시 해결되지 않아서 연쇄 체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며칠간 호찌민시에는 연이은 폭우와 만조로 침수가 발생했는데, 이에 도로 손상이 가속화되어 시민들의 이동에 큰 불편을 초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호찌민시 국제대학교 전 총장이자 부교수인 호 탄 퐁 박사는 건설국이 제시한 차량 수 증가만으로는 체증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 이후 차량 수가 증가했지만 체증은 여전히 도심에서 집중되고 있다”며 “문제의 핵심은 차량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라고 말했다.

호 박사는 시민들의 이동 수요가 경제 성장에 따라 빠르게 늘어났으나 도로와 대중교통 공급이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메트로 1호선이 수오이띠엔까지 연결되며 긍정적 효과를 보였으나 도심 내 체증 완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호찌민시는 지속적으로 도로와 교량을 확충했지만, 사업들이 일관성 없이 진행되면서 교통 흐름이 한쪽으로 집중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오토바이 관리가 과학적이지 못하고 개인 차량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 실질적인 대체 교통수단 공급과 병행되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그는 “도로와 교량을 아무리 넓혀도 체증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교통 신호 체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혼잡이 심해진 뒤 경찰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수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시스템이 연결되어야 하며, 신호등 주기 역시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에 근거해 과학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큰 도로에서만 초록불을 길게 주고 작은 도로에는 빨간불을 오래 주는 방식은 오히려 체증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스마트 카메라가 과태료 부과 용도에만 활용되고 차량 흐름 분석에는 쓰이지 않는 기술적 한계, 교통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부동산 개발 계획 등 복합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호 박사는 “10년 전에도 논의하던 문제와 다르지 않다”며 “체증의 원인은 그대로인데 새로운 요소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찌민시 지도자들이 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호찌민시는 수년간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왔다. 연례 보고서와 5개년 계획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교량 및 도로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대중교통 확충, 친환경 교통 전환, 개인 차량 제한, 스마트 교통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이 ‘교통 해소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도시 철도는 착수 20년 만에 1호선 20km 구간이 완공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300km의 메트로망을 10년 내 구축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었으나 2호선은 착공이 2026년 1월로 미뤄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2010년 승인 당시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2030년 완공으로 연기됐고 나머지 노선의 착공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호 박사는 “핵심 사업들의 지체와 실행력 부족이 호찌민시 교통체증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며 “수많은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이미 많은 제안을 했고 시에서도 이를 들었지만 실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법은 모두 나와 있다. 이제는 실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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