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상위 칩 中수출 '청신호'...美의회, 규제법 제외 가닥

  • 젠슨 황, 트럼프 만나 H200칩 수출통제 논의

  • 불확실성 여전...황 "성능 낮추면 中이 수용 안 할 것"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현재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칩인 H20보다 상위 제품인 H200의 대중국 수출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의회는 오는 5일 발표되는 연례 국방 예산·정책법안인 '국방수권법'(NDAA)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접근·혁신을 보장하는 이른바 '게인 AI 법'(GAIN AI Act)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 칩의 대(對)중국 수출에 대한 걸림돌이 하나 제거되는 셈이다. 다만 소식통은 "예상치 못하게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전했다.

게인 AI 법은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등 우려 국가에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미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도록 하는 법으로 대중국 강경파 의원들은 이 법을 NDAA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법안이 AI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드러내 왔고, 트럼프 행정부에 이를 적극 어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악시오스는 미 백악관이 게인 AI 법이 국방수권법에 포함되지 않도록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 CEO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그 법안을 (NDAA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며 "게인 AI 법은 기존의 'AI 확산 방지법'(AI Diffusion Act)보다도 더 해롭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황 CEO는 이날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H200 칩에 대한 수출 통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출시된 H200은 엔비디아의 지난 세대 아키텍처 '호퍼'를 적용한 AI 칩 가운데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이는 제품으로,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적용한 B200보다는 뒤처지지만 미국이 현재 중국 수출을 승인한 동세대 저사양 칩 'H20' 성능의 두 배에 달한다.

다만 황 CEO는 미국이 H200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하더라도 중국이 H200 칩을 수용할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모르겠다,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중국에 판매하는 칩의 성능을 낮출 수 없다.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대중국 AI칩 수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현재 출시된 엔비디아의 AI칩 중 성능이 따소 떨어지는 칩이라면 중국이 그다지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H20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다가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따라 이를 해제했지만,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 칩에 보안 문제가 있다며 자국 기업들에 H20을 중국 내 데이터센터에 탑재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현재 중국 내 AI 칩 매출이 '0'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H20보다 성능이 좋은 H200을 공급받기 위한 중국의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는데, 이제는 H200보다 더 뛰어난 블랙웰 시리즈 제품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국 강경파 의원들 역시 여전히 엔비디아 AI 칩 대중국 수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에 게인 AI 법이 도입되지 않더라도 강경파 의원들은 최첨단 AI 기술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계속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대중국 AI 칩 판매에 대한 기존 규제를 명문화하는 '안전·실현 가능한 수출법'(SAFE Act)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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