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내던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KT 대표 교체라는 변수를 만났다. KT 신임 대표 선임 절차가 해를 넘겨 진행하면서 합병의 최종 관문인 KT 의사결정이 당분간 공백 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연내 합병 마무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병의 핵심인 신임 대표 선임 절차를 고려할 때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위원회)는 오는 9일 후보군 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 4명을 압축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16일 이사회를 통해 최종 1인을 선정하고 내년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한다.
이러한 인선 일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티빙·웨이브 합병의 필수 조건인 '주주 전원 동의'가 차기 대표 판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간 양사는 글로벌 OTT 공세에 맞서 국내 토종 OTT를 출범시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티빙의 핵심 주주인 KT가 수장 교체기에 접어들며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KT는 그동안 합병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4월 김채희 KT미디어부문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합병으로 추구하고자하는 성장 방향, 가능성이 티빙 주주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CJ ENM도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합병 시기는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KT가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KT가 이같이 우려를 표현 배경에는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미디어 사업에 있다. IPTV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KT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서 합병을 통해 거대 토종 OTT가 탄생할 경우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지분 역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웨이브의 최대 주주가 SK스퀘어인 상황에서 티빙 2대 주주인 KT가 합병 법인 내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쟁점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OTT 시장도 빠르게 재편되면서 합병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며 거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업이 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들만 내부 조율에 발목이 잡혀 성장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공은 차기 KT 대표에게 넘어갈 전망이다. 새로 선임될 대표는 취임 직후 내부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미디어 사업의 수익성을 따져 합병 찬성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는 물리적 절차와 검토 과정 등을 고려할 때 합병 법인 출범이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 대표 공백만 고려하면 내년 3월까지 양사 합병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며 "새 대표 선임 후 향후 미디어 전략 조정 가능성도 고려하면 합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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