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천안·아산 'K팝 돔구장' 본격 시동…2031년 완공 목표

1조 원 투입·5만 석 규모…KTX 천안아산역 도보권 'K-컬처 허브' 구상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 건립 전문가 자문회의 모습[사진=허희만기자]

충남도가 천안아산을 글로벌 K-컬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K팝 다목적 돔구장’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2031년까지 총 1조 원을 투입해 5만 석 이상 규모의 돔구장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수도권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29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스포츠 마케팅, 공연·엔터테인먼트, 건축, 도시개발 분야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 건립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사업 추진 전략과 쟁점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기본 구상 보고와 분야별 질의·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은 지난달 18일 김 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한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도가 제시한 구상안에 따르면, KTX 천안아산역에서 도보 10~20분 거리의 약 20만㎡ 부지에 5만 석 이상 규모의 폐쇄형 돔구장을 조성한다. 기상 여건과 관계없이 연중 활용 가능한 복합 문화·체육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돔구장에서는 연간 프로야구 경기 30경기 이상을 비롯해 축구, 아이스링크 등 스포츠 이벤트와 함께 K팝 공연, 전시, 기업 행사 등을 연 150~200일가량 유치할 계획이다. 프로야구 경기 유치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를 추진하고, 대형 K팝 공연은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흠 지사는 “천안아산역 일대에 스포츠·문화·관광이 결합된 미래형 복합문화체육공간을 조성해, 천안아산을 인구 150만 명 규모의 문화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입지 선정 배경에 대해서는 “서울 외곽 돔구장은 접근성 한계가 있지만, 천안아산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는 교통의 중심지로 수도권에서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 기조 역시 사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6일 2026년도 주요 업무계획 보고에서 K팝 공연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중장기적으로 5만 석 규모의 돔구장 건립 필요성을 공식 언급했다. 충남도는 이러한 중앙정부 방향성과의 정책적 정합성을 사업 추진의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다.

이날 자문회의에서는 수요 전망, 재원 조달 구조, 운영 수익성, 정책적 타당성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사전 점검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돔구장이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문화·공연 산업과 연계된 복합 경제 거점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사업 검증과 안정적인 운영 모델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충남도는 내년 1월부터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한다. 용역에서는 입지 분석, 국내외 사례 조사, 재원 마련 및 운영 관리 방안,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기본계획 수립과 사업 부지 선정을 마무리하고, 2027년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2028년 실시설계와 토지 보상, 인허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착공을 거쳐 2031년 준공이 목표다.

김 지사는 “다목적 돔구장은 스포츠와 문화, 공연 산업을 아우르며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전략적 인프라”라며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타당성 조사와 정책 결정 과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