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정책금융, 구조조정 넘어 '성장 투자'로 전환해야"

  • 선진국,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첨단산업 정책적 육성

  • 韓 국책은행도 '생산적금융' 띄우며 역할 재정립 도모

  • "정책금융, 서둘러 투입돼야…민간과 협력도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금융이 기존 역할을 벗어나 선제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금융이 선제적으로 위험을 일부 짊어지고 민간 투자를 유도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성장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국들은 이미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선 만큼 한국도 생산적금융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면서 주요 국가들은 이미 첨단산업 육성·공급망 안정화에 정책금융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투자은행(EIB)은 올해 기술투자 프로그램을 시행해 유럽 내 기술산업 강화에 나섰다. 영국도 영국기업은행(BBB)을 활용해 펀드를 구성하고 첨단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일본정책금융공고(JFC),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첨단산업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그간 한국의 정책금융은 위기 대응이나 구조조정 등 사후적인 관리에 치중해 왔다. 산은은 최근까지도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채권단 내 주요 금융기관으로서 이들 기업의 사업재편기업 선정을 주도했다. 작년에는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으로서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이끌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나라도 대규모 정책금융을 활용해 국가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와중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금융 정책이 맞물리면서 국책은행들도 역할 재정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취임한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과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취임 직후 한목소리로 첨단전략산업 육성·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생산적금융으로 전환,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지방 산업 체질 개선, 전통산업에 대한 생산성 제고와 산업구조 재편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도 미래 성장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과 수출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핵심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과감하게 금융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IBK기업은행도 ‘가치금융’을 기치로 지난 3년간 2조5000억원 넘는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등 중소·벤처기업 성장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학계에서는 생산적금융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책금융이 특히 고위험·저수익 분야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민간 투자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인 추세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는 한발 늦었기 때문에 정책금융을 서둘러서 투입해야 한다”며 “정부가 대규모 펀드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 등 대표 산업군을 선정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첨단산업 위주로 정부는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민간에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금융이 일부 뒷받침해주는 방식으로 정책·민간 금융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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