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종목 K-OTC 거래 허용됐지만 '개점휴업'…회계 문제 기업만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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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올해부터 상장폐지 종목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K-OTC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지만 현재까지 실제 거래 대상으로 지정된 종목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폐지 사유 대부분이 회계·감사 문제에 집중된 데다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 강화 효과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폐지된 종목을 기준으로 검토한 결과 상장폐지지정기업부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폐지 종목이 K-OTC에서 거래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최근 사업연도 감사의견이 ‘적정’ 또는 일부 ‘한정’이어야 한며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 의견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 상장폐지된 종목 대부분이 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올해 들어 스팩을 제외한 상장폐지 종목은 모두 9개다. 이 가운데 IHQ와 KH필룩스는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KH건설과 KH미래물산은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을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장원테크는 감사범위 제한 한정 의견으로, HLB사이언스는 피흡수합병 코오롱모빌리티그룹과 우선주는 완전자회사화에 따라 상장폐지됐다.
 
금융투자협회는 상장폐지 기업을 모아 심사를 진행한 뒤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해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협회는 1월 상장폐지 종목을 대상으로 2월 중 종합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현 구조에서는 지정 가능성이 높지 않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상장폐지된 기업 상당수가 감사의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기준으로는 거래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제도는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 강화로 인한 상장폐지 증가를 전제로 설계된 만큼 아직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단계라는 설명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이 2026년부터 150억원으로 상향되며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시가총액이 30일 연속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동안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진다.
 
매출액 요건 역시 2027년부터 최근 사업연도 기준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다만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는 관리종목 지정과 유예기간을 거쳐야 해 실제로 해당 요건으로 상장폐지되는 기업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상장폐지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감사의견 문제 등 구조적인 사유가 크다”며 “시가총액이나 매출 요건 강화로 인해 퇴출되는 기업들이 실제로 나오기 시작해야 K-OTC 상장폐지지정기업부를 통한 거래도 유의미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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