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안성시장, 지역의사제 '응시 자격의 벽'을 묻다

  • 중·고교 출신 제한에 문제 제기…"사명감 갖는 교육이 중요"

  • 찬성 속 쓴소리...지역의사제 성공 조건은 공정성과 설계 철학

  • "지역에 남을 사람은 선택으로 결정...지역 제한은 정착 못 해"

김보라 시장 사진안성시
김보라 시장. [사진=안성시]

정부가 의료 인력의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농촌과 중소도시, 도서·산간 지역에서 필수 진료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방향은 옳고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제도의 설계다.

지난 28일 김보라 안성시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역의사제'에 대한 조용하지만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제도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한다. 그러나 "이 방식이 과연 지역 의료를 살릴 수 있느냐"는 물음표를 던졌다. 특히 지역의사제 응시 자격을 '해당 진료권역 내 중·고등학교 졸업자'로 제한하려는 논의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이런 기준을 검토하는 이유는 서울과 대도시 학생들이 지역의사제를 우회 입시 통로로 활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자라고 공부한 학생이 의무복무 기간이 끝난 뒤에도 그곳에 남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다.

지금도 농어촌 특별전형을 활용하기 위해 중학교 시절부터 수도권 인근 농촌 지역으로 주소를 옮기고, 학기 중에는 시골 학교를 다니며 방학 때는 대치동 학원을 오가는 학생들이 있다. 제도가 출신을 기준으로 설계될수록 제도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기술적으로 이용된다.

지역의사제 역시 같은 길을 갈 가능성이 충분해 중·고교 출신 지역을 기준으로 응시 자격을 제한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의무복무 이후에도 그 지역에 남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서울에서 자랐더라도, 의료소외지역에서 필수 진료를 하겠다는 확고한 선택을 한 사람을 제도 밖으로 밀어낼 이유도 없다.

김 시장의 문제 제기는 단순히 '기회의 공정성'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사제가 성공하려면 출신이 아니라 교육 과정에서 지역의사제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수 있도록 교육하는것이 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의사로 선발된 이후, 그 지역의 현실을 이해하고 주민과 관계를 맺으며 의료의 공공성이 몸에 배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는 조건부 의사가 아니라 지역 의료의 의미를 스스로 받아들인 의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사가 되는 동기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경제적 이유로 의대를 선택하는 현실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김 시장 역시 이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사제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사제는 특정 지역 출신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지역 의료를 책임질 의지를 가진 사람을 키우기 위한 제도여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처음 설계가 중요하다. 누구를 배제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구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묻는 제도여야 한다.

지역의사제 성공의 기준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지역에 끝내 남아 환자의 이름을 기억하는 의사가 늘어나는가에 달려 있다. 그 답은 출신지가 아니라 선택과 교육, 그리고 제도의 철학 속에 있다. 김보라 시장의 질문은 그 출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라는 현장에서 나온 상식적인 문제 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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