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 시행을 예고하면서 주요 사업장 소재지에 따라 기업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풍부한 전라도와 경상남도 등에 거점을 둔 기업은 상대적으로 싼값에 전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수도권과 중부 내륙 사업장은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철강·석유화학 등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산업은 정부가 전기료 인하 요청을 외면한 데 이어 지역 간 전력 사용 편차까지 심화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연내 도입돼 이르면 내년부터 산업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송전비 등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발전시설과 가까운 지역은 전기를 싸게 공급하고 먼 곳은 좀 더 비용을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유지해온 단일 요금 체계 대신 가격 다변화를 통해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전기요금에 송전 비용을 부담하는 시스템을 더는 피할 수 없다"며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현지에서 소비하는 지소지산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전기요금 차등화가 시행되면 전력을 지역에서 끌어다 써야 하는 수도권과 중부 내륙 기업들은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불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변에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많은 남부권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역별 전력 자급률 편차가 극심해 전력 소비량이 많은 산업체일수록 요금 폭탄이 불가피하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지난해 1~7월 기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원전 밀집 지역인 경북(262.2%)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큰 전남(208.2%)은 전력 생산량이 소비량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자급률이 가장 낮은 대전(3.3%)과 비교하면 최대 79.4배 차이가 난다.
수도권과 충청권 기업들은 생산 단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울상이다. 충북 대소산업단지 내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를 믿고 기꺼이 연구개발(R&D) 시설과 생산라인을 충북으로 이전했는데 이제 와서 전기료 더 내라니 말이 되냐"며 "생산비를 한 푼이라도 낮춰야 하는 기업으로선 값싼 전기를 찾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제주도까지 내려가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철강·석화 기업들도 당혹감을 토로한다. 한 석화 업체 관계자는 "전기료 좀 깎아 달라고 줄기차게 요청했는데 결국 외면당했다"며 "이젠 석화 기업별 전기요금 편차까지 따져야 하는 상황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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