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다가올수록 기대는 비현실적으로 부풀어 오른다. 혁신가를 찾고, 기술 영웅을 상상한다. 그러나 AI 시대의 지방행정에 필요한 것은 ‘천재’가 아니다. 우리는 코드를 짜는 단체장을 뽑는 것이 아니다. AI를 이해하고 질문할 수 있는 리더, 곧 ‘AI 리터러시 선수’를 뽑는 선거를 치르고 있다.
AI는 이미 지방행정의 전제가 됐다. 예산 편성, 복지 대상자 선정, 재난 예측, 교통 정책 결정까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개입하지 않는 영역을 찾기 어렵다. 이 환경에서 단체장의 역할은 기술을 직접 다루는 일이 아니다. 기술이 개입한 판단을 통제하고, 그 근거를 설명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일이다. 화려한 비전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AI 리터러시의 본질은 세 가지다.
첫째, 질문하는 능력이다. 이 데이터는 어디서 왔는가. 누구를 배제했는가. 알고리즘의 오류 가능성은 무엇인가.
둘째, 설명하는 능력이다. 왜 이런 판단이 내려졌는지 시민에게 납득 가능한 언어로 말할 수 있는가.
셋째, 책임지는 능력이다. “AI가 그렇게 분석했다”는 말로 숨지 않는가.
경계해야 할 극단도 분명하다. 기술을 맹신하는 태도와 기술을 회피하는 태도다. 모든 문제를 자동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위험하지만, 이해하지 못한 채 외주 보고서에 기대는 것 역시 위험하다. 이해하지 못하면 질문할 수 없고, 질문하지 못하면 책임질 수 없다.
AI 시대의 리더십은 수식을 아는 능력이 아니라 복잡성을 관리하는 능력이다. 데이터의 한계를 인정하고, 오류 가능성을 전제로 제도를 설계하며, 실패를 학습으로 전환하는 태도다. 이것이 ‘선수’의 자격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물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이 후보는 AI를 잘 안다고 말하는가, 아니면 AI 앞에서 어떻게 판단할지 설명하는가.
이 후보는 기술을 말하는가, 아니면 책임을 말하는가.
우리는 영웅을 뽑지 않는다. 우리는 시스템을 운영할 리더를 뽑는다. AI 천재가 아니라 민주적 책임을 감당할 AI 리터러시 선수를 선택하는 일, 그것이 이번 선거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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