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가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공청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미국 내 상황 변화와 무관하게 제정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야 대치로 법안 상정과 소위원회 구성이 무산되면서 당장 내달 5일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입법 공청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법안을 비롯해 총 9건의 '한미 전략적 투자를 관리하기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특별법은 연간 20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대미투자를 관리할 '한미전략투자기금'과 '한미전략투자공사'를 한시적으로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한 진술인 4명 중 3명은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국회가 예정한 일정대로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35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초래할 국내 시장 변동성과 산업 슬림화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 투자를 주도하는 기업일수록 국내 공장을 폐쇄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슬림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며 잠재 성장률 2%를 지탱하는 두 축인 '자본'과 '기술'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지 않도록 법 제정 이후에도 국내 산업 보호 및 혁신 생태계 점검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최소 1년에 두 번 국회 업무 보고와 심의 절차를 거치는 등 감시·감독 기능을 법제화 해 미국의 한국 투자금 사적 유용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청회는 마쳤지만, 여야가 목표했던 내달 5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 등 일방적인 법안 추진에 반발하며 법안 상정과 소위 구성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초 여야는 이날 법안을 상정한 뒤 25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조문 심사에 착수하고, 특위 활동 종료일인 내달 9일까지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이에 특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마무리하면 미국에 주는 시그널도 상당히 안 좋을 것"이라며 "법안 상정만이라도 하자고 제안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특위 위원장에게 거절 당했다"고 말했다. 여야 간사는 추후 법안 상정 일자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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