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경제는 그런 충격을 견딜 체력인가. 첫 번째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이 길을 지난다.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유가는 출렁인다. 배럴당 10달러 상승은 숫자다. 그러나 100달러가 장기화되면 그것은 구조가 된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소비가 식는다.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그것의 ‘지속 시간’인 것이다.
두 번째는 중앙은행이다.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금리 인하 시계는 다시 멈춘다. 높은 부채 위에 선 경제.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균열은 깊어진다. 충격은 선형으로 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 한계 기업과 취약 국가에서 먼저 신호가 뜬다.
세 번째는 달러다. 전쟁의 그림자는 안전자산으로 몰린다. 달러 강세, 미국 국채 금리 변동. 신흥국 통화가 흔들리면 자본은 빠르게 이동한다. 위기는 늘 가장 약한 고리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더 민감하다. 대응은 더욱 구체적이어야 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무역수지와 물가가 압박받는다. 단기적으로는 전략 비축유 활용과 외환시장 안정 장치가 중요하다. 중기적으로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여 구조적 취약성을 줄여야 한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기업과 가계의 유동성 관리도 필요하다.
‘검은 백조’인지 아닌지는 사후에 붙는 이름이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피하지 않는 것이다. 세계경제는 얇은 얼음 위에 서 있다. 전쟁은 지정학의 사건이지만, 비용은 경제가 낸다. 낙관에 기대지 말 것. 공포에 휩쓸리지 말 것. 위기는 예고 없이 온다. 그러나 준비는 미리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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