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노 대법관은 퇴임사를 통해 36년간 공직 생활을 회고함과 동시에 사법부의 중립성과 독립에 대한 당부를 남겼다.
노 대법관은 퇴임사 서두에서 지난 1990년 처음 법복을 입었던 엄숙함을 언급하며 "대법관 취임 당시 '내가 다루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판결을 단순히 법리를 찾아내는 '기계적 발견'이 아닌 첨예한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정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때로는 '좋은 결론'과 '맞는 판결' 사이의 간극으로 밤잠을 설쳤던 고뇌를 고백하기도 했다.
특히 노 대법관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사법부로 넘어오는 현상은 결국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하는 사법부의 역할도 당부했다. 노 대법관은 "인공 일반 지능(AGI)이 등장하고 특이점을 넘어서는 시대가 오면 사법의 본질이 재정의되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사법의 중심에는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법관의 통찰력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 대법관은 사법권의 독립이 법관의 특권이 아닌 국민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수단임을 역설했다. 그는 "사법권 독립은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며 사법부가 국민의 존경을 회복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020년 3월 4일 대법관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 노 대법관은 이날을 끝으로 법원을 떠났다. 노 대법관이 퇴임했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은 아직도 후임 대법관 후보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 노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순영·김민기(추천 당시 수원고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등 4명을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조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후보 임명을 제청하더라도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 본회의 표결, 대통령 재가 등 임명 절차를 고려하면 대법관 공백 사태는 최소 1달이상 계속될 예정이다.
아울러 노 대법관은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에 최근 조 대법원장은 후임으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천대엽 대법관을 중앙선거관리 위원으로 지명했다. 다만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올해 지방선거는 노 대법관이 그대로 맡기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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