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라면 4사 간담회 소집…3년 만의 가격 인하 재현될까

  • 밀가루값 인하 이후 라면업계 가격인하 압박 거세져

  • 오뚜기·팔도 "다방면 검토" 농심·삼양 "인하계획無"

  • 식용유 업체와도 간담회…정부, 식품 물가 잡기 총력

11일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 라면 라이브러리를 찾은 고객이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 라면 라이브러리를 찾은 고객이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밀가루 가격 인하를 계기로 제빵업계가 잇따라 빵값을 낮춘 가운데 라면업계에서도 가격 조정 가능성을 둘러싼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정부가 라면 4사를 소집해 간담회를 열기로 하면서 지난 2023년 이후 약 3년 만에 라면값 인하 흐름이 재현될지 이목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오후 늦게 농심·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 라면 4사에 간담회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간담회는 5일 오후 서울역 인근에서 열릴 예정으로, 농식품부에서는 푸드테크정책과장 등이 참석한다. 밀가루 가격 인하 이후 정부와 라면 업체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가격 조정을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곳은 오뚜기와 팔도다. 오뚜기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이 내려가면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측면이 있어 여러 가능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도 역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공감하나 아직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두 업체 모두 가격 인하를 확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농심과 삼양식품은 여전히 가격 인하에 선을 긋고 있다. 밀가루 외에도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등 전반적인 경영 비용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023년 7월 가격 인하 이후 3년 가까이 가격을 올리지 않은 상태”라며 “인건비나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세 등이 계속 높은 수준이라 현재로서는 인하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농심 역시 “밀가루 뿐 아니라 원자재 품목별 가격 변동과 국제 유가, 환율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농심이 생산하는 라면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이하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거 가격 인하 당시 겪은 수익성 악화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3년 7월 라면 가격 인하 당시 5~6% 수준이었던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인하 이후 3%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3월 라면 가격을 원상 복구하며 일부 회복에 나섰지만, 여전히 이전 수준의 수익성은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간담회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사례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2023년 7월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에서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른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자, 업계는 즉각 반응했다. 농심이 신라면 출고가를 4.5% 내린 것을 시작으로 오뚜기가 진짬뽕 등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0%, 삼양식품이 삼양라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 업체가 먼저 가격 조정에 나설 경우 경쟁사들도 그 흐름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라면 4사 간담회에 앞서 4일 오후 CJ제일제당, 대상, 사조대림 등 주요 식용유 업체들과 물가 안정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업체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정부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것을 기업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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