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편법 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기를 강하게 경고하면서 금융당국이 전방위 규제 강화에 나섰다. 사업자대출 악용 등 ‘우회 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전수조사와 함께 다주택자 대출 규제도 본격 검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오후 엑스(X·옛 트위터)에 "금융기관에 사업자금이라고 속이고 대출을 받아 부동산 구입용으로 쓰면 사기죄로 형사처벌된다"며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에서 합동으로 전수조사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 발언을 통해 편법 대출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같은 대통령 발언은 최근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업자대출은 본래 사업 운영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일부 차주들이 이를 활용해 주택이나 상가 등 부동산을 매입하는 '우회 투자'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대출 용도와 실제 사용처 간 괴리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있어 금융 부문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 "세심하게 방법을 잘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연이은 공개 주문에 금융당국은 이 대통령이 지목한 다주택자와 투기성 1주택자를 사정권에 두고 규제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해 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을 고심 중이다. 이를 위해 은행권과 제2금융권 대출서류를 전수조사해 차주·담보·지역별 다주택자 현황을 들여다보며 규제 대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농지담보대출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농지 투기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금감원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농지담보대출의 상품 취급 현황을 확인 중이다. 농지 취득 목적이 아닌 대출이 투기나 주택 구입 등 다른 용도로 활용됐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금융회사별 관리 기준이 적정한지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다주택자 대출규제가 포함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일러도 다음 달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 확대, 대출한도 추가 축소 등 규제 범위를 주택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RWA)를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은 시간을 갖고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검토되는 추가 규제 카드로 분류된다. 당초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이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추가 작업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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