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시사에 유가 10% 급락…이란은 "대화 없다"

 
카타르 라스라판의 LNG 생산시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카타르 라스라판의 LNG 생산시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습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더 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지만,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주장을 곧바로 부인하면서 긴장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9.94달러로 전장보다 10.9% 내렸다. 4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13달러로 10.3%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14달러를 웃돌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발언이 나온 뒤 급락해 한때 96달러선까지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간 중동 지역 적대행위를 해소하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흐름을 반영해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이란 측과 접촉했고, 주요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측은 이를 ‘가짜뉴스’라고 반박했고, 이란 매체들도 미국과의 협상 주장을 부인했다. 다만 외신들은 이집트와 파키스탄, 걸프 국가들이 중간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 가능성은 거론하고 있다.
 
시장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전쟁으로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번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석유·가스 시장 충격이 1970년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충격을 합친 것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공급 불안을 낮추기 위해 제재도 일부 완화했다. 미 재무부는 20일 이미 선박에 실린 이란산 원유의 인도·판매를 30일간 한시 허용했다. 앞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내놨다. 다만 실제 공급 정상화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협상 진전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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