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쌓인 700조…‘현금 대기’ 확산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약 700조원에 육박하며 45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가 사실상 0%대에 머무는 요구불예금 특성상, 이는 수익보다 유동성을 우선시하는 자금이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당장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자금을 보유하려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단기 대기자금은 은행을 넘어 증권사 상품으로도 분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발행어음 등 증권사 단기 상품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발행어음은 비교적 짧은 만기와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구조로, 예금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 단기 자금 운용 수단으로 활용된다. 실제 발행어음 잔고는 1년 새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2금융권도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기 자금 유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21%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부 특판 상품은 3.5%를 웃돈다. 특히 최근 서울 신목신협이 연 4% 금리 ‘한아름정기예탁금’ 특판을 출시해 4일 만에 완판되는 등,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자금을 운용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상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에서도 연 3.6~3.99% 수준의 정기예금 특판이 이어지며 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앞세운 상품 경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리만 보지 말고 건전성 점검해야”
다만 현재 자금 흐름은 장기적인 ‘예테크’ 확산이라기보다 단기 운용 성격이 강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투자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동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금융권에서도 투자자들이 시장 방향을 확인하기 전까지 자금을 예금 형태로 운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예금 선택 전략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만기가 긴 상품에 자금을 묶기보다 3개월이나 6개월 단위의 단기 예금을 활용하거나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을 병행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파킹통장은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도 자금 이동이 자유로워 대기자금 운용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
동시에 안정성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2금융권으로 자금이 분산되는 과정에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상품 이용 시에는 예금자보호 한도인 원금과 이자 합계 1억원 범위를 고려해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기관을 분산해 자금을 예치하는 것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중요하다.
결국 지금의 예금 시장은 단순한 안정 자산이라기보다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대기 공간’에 가깝다. 금리 수준뿐 아니라 자금의 성격과 이동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유연한 운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동성이 이어지는 시장 환경에서는 자금을 ‘짧게 굴리는’ 전략이 수익률 방어의 핵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