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노동시장] "퍼즐 맞추다 포기" 노무관리 30년 베테랑 박 상무도 절레절레

  • 노란봉투법·정년연장·주4.5일제·하청직고용 등 난제 산적

  • 비용 증가 이어 청년 고용 하락 딜레마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구글 제미나이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구글 제미나이]

국내 한 대기업 계열사에 재직하며 반평생을 인적자원관리(HR) 업무에 종사한 상무 박모씨는 최근 반년간 그 어느 때보다 급작스러운 기업 노동 환경 변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한층 기세등등해진 노동조합이다. 기존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성과급 산정 근거 제시 등을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상급 단체에서 강경 투쟁을 진두지휘할 인사를 영입할 것이란 소문마저 돈다.

반면 회사가 최근 한 스타트업에서 영입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개인 업무 효율이 향상되면서 하나의 업무(태스크)를 처리할 때 필요한 인력이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고 대표에게 보고한 상황이다. 

효용성이 떨어진 인력을 전환배치하거나 정리하기 위해 희망퇴직 등을 추진하려 해도 노조 반발이 극심해 관련 계획을 선뜻 경영진에게 보고할 수 없는 게 박 상무의 딜레마다.

설상가상으로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정년 65세 연장과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정년퇴직 후 2년간 재고용을 약속했음에도 올해는 65세 연장을 어떻게든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 지시로 입사 동기인 재무실장(CFO)과 정년 연장에 필요한 비용을 산정했는데 조 단위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두 사람 모두 망연자실했다. 

TV 뉴스에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주 4.5일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청업체 근로자 직접 고용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머지않아 회사와 자신이 직면할 문제임을 느낀다. 

지방 산업단지에 위치한 회사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하청업체 직원들은 벌써 상급 노조와 연대해 회사에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인사 관리를 총괄하는 자신을 포함해 사내 그 누구도 해당 업체 직원들의 근로계약서와 근태·인사발령·임금지급 내역 등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청년 고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회사가 신입 공채를 하지 못한지 벌써 3년째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지속해서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5년 내외 경력자를 채용해 부족한 업무를 메우고 있지만 중과부적이다. 과거 본인 사례처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인재를 지속해서 수급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박 상무는 아주경제가 기업 인사 담당자 인터뷰를 토대로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하지만 박 상무가 겪는 사례는 국내 대부분 기업이 조만간 맞닥뜨릴 현실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실제 기업 사례와 전문가 진단을 토대로 해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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