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분양마저 멈췄다"…지방 건설시장 'L자형 침체'

  • 미분양 줄었지만 '악성'은 증가…지방 집중 심화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방 주택시장이 민간을 넘어 공공까지 공급이 지연되며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악성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건설사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공주택 사업까지 잇따라 미뤄지면서 시장 전반의 공급 기반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수요 부진과 공급 지연이 맞물리며 침체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6만6208가구로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다만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전월 대비 5.9% 증가하며 시장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표면적인 감소와 달리 실제 시장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가운데 비수도권 물량이 2만7105가구로 약 86.3%를 차지하며 지방 시장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미분양은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 준공 전까지 계약되지 않은 물량을, 악성 미분양은 준공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은 주택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4296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3629가구), 경북(3174가구), 부산(3136가구), 충남(2574가구), 제주(2213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악성 미분양 증가는 건설사의 자금 흐름을 직접적으로 압박한다. 분양 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커지고 사업 지속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실제로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 3월 종합건설업체 50곳이 폐업을 신고하며 업계 위기도 현실화되고 있다.

민간을 넘어 공공까지 공급이 지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6일 군산신역세권 지구 B-1블록 공공주택 사업계획 변경을 고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당초 올해 6월에서 2029년으로 사업기간이 3년 이상 연장됐다. 앞서 같은 지구 A-1블록 역시 사업비 증가와 분양 여건 악화로 25개월 지연되며 공급 일정이 연쇄적으로 밀린 바 있다. 공공 공급 지연이 이어지면서 시장 회복 기대도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의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지방 주택시장은 고금리 지속과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로 분양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이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닌 시장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분양 증가를 구조적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시점의 미분양은 과거 주택시장 호황기에 추진된 사업이 분양 단계에 진입하며 나타난 결과”라며 “사업을 중단하면 손실이 더 커지는 만큼 분양 여부와 관계없이 공급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지연 부동산R114 연구위원은 “전국 미분양 6만 가구 가운데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돼 있고 2022년 이후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간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미분양이 건설사 도산과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자리와 인구가 회복되지 않으면 시장도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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