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시작됐지만…호르무즈는 여전히 사실상 마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협상에 나섰지만 핵심 의제인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마비 상태다. 휴전 발표 뒤에도 통항은 정상화되지 않았고, 이란과 연계된 선박 중심의 제한적 이동만 이어지고 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 수는 평시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로이터는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를 인용해 휴전 뒤 해협을 지난 선박이 15척에 그쳤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8척이 오간 것과 비교하면 10% 수준에 불과하다.
 
통항 재개도 사실상 선별 허용에 가깝다. FT는 휴전 이후 해협을 지난 14척 가운데 최소 9척이 이란과 연계된 선박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최근 해협을 드나든 선박 대부분이 이란산 원유 수송이나 이란 수출 거점과 연결된 선박이었다고 전했다. 겉으로는 휴전이 성립했지만, 실제 해상 물류는 이란이 통제권을 쥔 채 골라서 여는 구조라는 뜻이다.
 
현장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로이터는 이란이 선박들에 라라크섬 인근 자국 영해를 따라 이동하라고 지시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승인 없이 이뤄지는 통항은 막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선주들은 기뢰 위험과 통항 조건 불확실성 때문에 해협 입구 인근에 선박을 대기시키고 있다.
 
물류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전쟁 이후 수백 척의 유조선이 페르시아만 안팎에 묶여 있고, 한국 국적 선박 26척도 발이 묶인 상태라고 전했다.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중동 정세가 안정되더라도 정상 운항 복귀까지 6~8주가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쟁점은 결국 통제권이다. 이란은 휴전 뒤에도 해협 통항을 자국 군 조율 아래 두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이 더 엄격한 통항 규제를 예고했다고 전했다. FT와 블룸버그는 이란이 유조선 통행료 부과도 검토 중이며, 척당 최대 200만달러(약 29억원)를 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모든 선박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인도·일본 등 일부 우호국 관련 선박은 면제 가능성이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정면으로 문제 삼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해협을 꽤 빨리 열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