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부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의견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란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에도 권력 공백 없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내부 균열 가능성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과거 하메네이는 다양한 권력 파벌을 조율하며 이란 내 권력 중심을 통합적으로 통제해 왔지만 현재는 민간 정치인과 혁명수비대(IRGC) 군 지휘부 등 복수 권력 축이 병존하는 구조 속에서 누가 최종 의사결정을 주도하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의 아들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공습으로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 이후 공개 활동이 없는 상태여서 실제 권력 행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권력의 중심에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구에는 주요 민간 및 군 고위 인사들이 포함돼 있으며,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대외적으로 전면에 나서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고 있다.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개혁 성향의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을 포함해 강경 보수와 군부 인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다양한 정치적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다층적 권력 구조가 오히려 체제의 생존력을 높였다고 분석한다.
국제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국장 알리 바에즈는 "여러 권력 중심이 중첩된 구조 덕분에 지도부가 생존할 수 있었다"며 "파벌주의는 이 (이란) 체제의 DNA에 내재된 요소"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구조는 향후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이란 지도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자신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 및 경제 제재 등에 따른 경제 피해는 이란 내부에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실제 이란에서는 지난해 연말에도 정권 전복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재 완화를 포함한 서방과의 합의는 내부 통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에즈 국장은 "정권이 생존을 위해 서방에 양보하는 것이 자국민에게 양보하는 것보다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혼선은 내부 이견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해협 개방 방침을 밝혔다가, 군 당국이 이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정책 조율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지도부 내 이견을 일축하며 협상 전략에서 단일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향후 협상이 본격화될수록 권력 내부의 균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갈리바프 의장이 각 파벌 간 이해관계를 조율할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혁명수비대 출신 장군이자 경찰청장을 지낸 그는 이란 내 다양한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중재자로 평가된다. 테헤란 시장 재임 시절 실용주의 성향을 보였던 그는 보수뿐 아니라 개혁·중도 진영의 지지도 확보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 내부 이견을 조율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또한 하메네이 가문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데다, 최근 부상한 혁명수비대 지도부와도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보수·군부는 물론 개혁·중도 진영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며, 향후 미국과의 합의 도출 과정에서 국내 지지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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